인성교육 바탕으로 교육 힘써…교화 자연스레 이어져
교직원 법회, 교화단, 직장 교화도 노력해와

[원불교신문=송효성 원무] 원기94년 9월, 나는 원광고등학교 교감으로 임명받았다. 막상 임명받고 나니 그 역할의 무게와 책임감이 막중하게 느껴졌다.
젊은 나이에 관리자로서 해야 할 일들이 첩첩산중이었지만 이사장이 말씀한 좌우명을 교훈 삼아 선생님들과 함께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교감 임기 5년을 마치고 원기99년 9월에 교장에 임명됐다. 

학교법인 원창학원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각 학교별로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매일 아침 10여 분 동안 '나의 바른 성장 노트 귀공자·귀공주'와 '월별 가족 공동 마음 챙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음 바라보기, 감사·칭찬하기, 충·효심 기르기, 고운 말 바른 행동하기, 배려 나눔 실천, 자연 환경 살리기 등의 항목을 매일 점검하고 더 나은 삶을 다짐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학교 귀공자들은 밝고 인사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듣는다. 나도 출장을 갈 때마다 귀공자 노트를 지참해서 현지에서 기록할 정도로 유념하는 생활이 몸에 배게 됐다. 특히 출근해서 아침 8시에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를 드리는 게 습관이 되니 부모님의 자식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어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부터는 '공부하느라 피곤에 지쳐 교문을 들어서는 학생들을 위로할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매일 아침 교문에서 등굣길 안아 주기, 하이파이브로 귀공자들을 맞이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쑥스러워하던 녀석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길 때 등을 토닥이며 나 또한 귀공자들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는다.  

교육과 인성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인성이 미래다"라고 법문을 내렸고, 좌산 상사도 "인성이 잘못되면 자그마한 바늘구멍으로 태풍이 들어온다"라는 말씀을 했다. 두 어른 모두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법문으로 설명했으리라. 

학교에서 인성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에 힘쓰다 보니 교화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곤 한다.

5년전 학교 신축 건물에 시청각실을 마련하고 일원상을 봉안했는데 다음해 대각전으로 개명해 교립 학교의 자긍심을 일깨우도록 했다. 그리고 대각전 양쪽에 대형 법문 액자를 설치하고 학교 외벽과 복도에도 법문을 새겨서 교화 환경에 힘쓰고 있다. 학교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 전교생 1,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매주 법회에 참석한다. 기존 법당이 장소가 비좁아 법회 장소를 대각전으로 옮기고 담당교무가 보은회 학생들 간식비를 걱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간식비가 부족해 교화가 위축되게 할 수는 없었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씀을 다시금 떠올리며 나부터 학교 법당에 매월 10만 원 이상 헌공하고 선생들도 함께 해 주길 간곡히 당부했다. 이후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 교화에 전념할 수 있는 든든한 여건이 마련돼기도 했다. 

또한 매월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교직원 법회는 고정적인 진행자가 있었으나 교직원 교화단별로 월별 법회를 진행하게 함으로써 선생님들의 직접 참여를 독려하는 등 교직원 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지난 해 광복 제72주년 8월15일, 우리 고장 익산역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 일이다. 나는 그 해 2월 모임에 참석했다가 '익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시민추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게 됐다. 우여곡절의 진통을 겪은 끝에 전국에서 최초로 역 광장에 우뚝 선 평화의 소녀상을 바라볼 때마다 상임대표로서 감회가 새롭다.

나는 원불교 총부가 위치한 익산에서 이웃 종교 신자들 못지않게 우리 교도들이 익산의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주기를 기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중앙교구를 비롯한 많은 교당과 교도들, 재가 단체에서 동참해 줬다.

이 지면을 빌려 그동안 힘이 되어 준 많은 재가출가 교도들과 중앙교구 원무단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원광고등학교

[2018년 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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