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출가 전 교도 참 문명 세계 건설 목표
교화·교육·자선 삼대 사업, 교헌 전문 놓고 점검해야

[원불교신문=백인혁 교무] 그동안 살면서 어떤 일이 잘못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 일에 대해 내 책임은 없는 것처럼 살아왔다. 동지가 잘못되어도 그만의 잘못인양 모른 체하며 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동지의 잘못된 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나도 그들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하라는 대로 해봤는데 안됐다면 다시 매뉴얼을 점검해 볼 일이다. 교단에 들어와 부처님이 되겠다고 출발해서 스승님들이 시키는 대로 살아왔는데 결과를 못 이뤘다면 〈정전〉 수행편에서 제시한 대로 살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이처럼 모두가 정성 다해 교화·교육·자선 사업을 하는데 그 사업이 터덕거린다면 그 제도를 점검해 봐야 하지 않을까?

단체의 제도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근간이 되는 법규를 점검해야 한다. 교단은 모든 법규의 정점에 교헌이 있고 교헌 중에서도 그 핵심은 전문에 실려 있다. 전문정신에 합당하게 교헌이 제정됐으며 이하 모든 법규도 교헌 실행에 합당하게 제정돼 운용되고 있는지 아니면 현실과 거리가 있는 법규는 없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교헌 전문에 우리 회상은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를 종지로 하여 신앙과 수행을 병진하고 영과 육을 쌍전하며 이(理)와 사(事)를 병행함으로써 광대무량한 낙원세계 건설을 지향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재가출가 전 교도들은 다 같이 주인이 되어 일원주의 사상에 입각한 공화제도의 체제와 십인일단의 교화로 참 문명세계를 건설하자"는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가 나아갈 목표는 잘 받들고 그것을 이뤄 가고자 하는 우리들의 행동지침이 되는 부분에서 '재가 출가 전교도들이 주인이 되도록' 법규가 제정돼 있는지, 부득이하다고 과거 종교처럼 출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혹 그렇다면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심도 있게 검토해 봐야 한다. 

다음은 "일원주의 사상에 입각한 공화제도의 체제와 십인 일단의 교화로 참 문명 세계를 건설한다"는 내용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정한 법규 부분에 문제는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공화제도의 체제를 대산종사는 '다같이 힘을 합하는 제도'라 하고 '단독 처리하지 아니하고 중의(衆議)를 종합한 공의(公議)에 의해 처리하는 제도'라 했다. 이러한 공화제도의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 우리 교단은 모든 업무를 소관 회의에서 결의를 얻어 진행하도록 법규체제를 구비했다. 그렇더라도 회의가 전체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회의의 구성원들이 안건에 대해 심도 있게 점검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어서 십인일단의 교화단법에 대해 대산종사는 "이 단법은 전 인류를 훈련하는 법으로 서로의 인격을 완전무결하게 단련하여 일체 생령이 한 맘으로 세계평화를 이루는 길이라" 했다. 따라서 우리 교단은 전 교도들이 모두 교화단원이 되어 매달 교화단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교화단회를 통해 단원들은 매일 쓴 일기를 통해 자기의 수행 정도를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단회를 통해 전 교도가 실답게 일상수행의 요법대로 훈련하고 있는지, 훈련을 통해 얼마나 교도들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장에서 교화단회 운영은 다분히 타성에 젖고 형식에 흐르는 듯한 면도 많은 듯하니 그 원인과 개선방법도 숙고해 볼 일이다.

이러한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 시점에서 교헌 전문을 다시 한번 음미해보고 출가교역자 총단회나 수위단 선거에 즈음해 교단 3대 말을 정리해서 4대를 계획할 일꾼들을 뽑는 일에 가능한 전체가 참여해 다양한 좋은 의견들이 반영됐으면 한다. 혹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 그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을지라도 참여한 구성원들이 합의해 결정된 사항은 내가 참여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합력해 나가는 것이 공화제도를 실현하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

/충북교구장

[2018년 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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