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희생자·유가족 위로
73년만에 돌아온 35위 유해

일제 강점기 억울하게 열반한 강제징용자들을 위로하는 국민추모제에서 원불교 추모의식이 진행됐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 및 종교계가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계속된 아픔을 어루만졌다. 8.15 광복절 73주년을 맞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에서, 원불교를 비롯한 7개 종단은 35위의 유해와 유족들을 위해 추모 의식을 치렀다. 

이 자리에서 제단에 오른 35위의 유해는 76년 전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열반한 고인들이다. 일본 국평사에 남겨진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200여 구 중 일부만이 행사 전날인 14일 한국에 도착해 이날 제단이 올랐다. 

추모제는 대회장인 이정희 천도교 교령의 분향 및 헌화로 시작, 원불교를 비롯한 7개 종단의 추모의식으로 이어졌다. 교단에서는 서울교구 박대성 교무가 제단에 올라 "희생된 영가들의 명예회복과 완전한 해탈 천도를 위해 지극하게 정성을 모으고 있으니, 세세생생 이 땅의 민주 평화 통일의 주역이 되고 세상의 희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동경 국평사 윤벽암 스님과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박성기 이사장, 우원식·강창일 국회의원의 추모사에 이어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차귀 여성회장의 국민선언문 낭독이 뒤따랐다. 

이 자리에서 이 교령은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지만, 우선 종교계가 앞장서 하고 있다"며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봉환은 민족사적 대전환을 이루고 있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선언'의 실천 이행이며, 그러기에 유해 봉환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박 여성회장은 국민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일제강제징용 유해를 철책으로 막혀 남북이 오가지 못하는 DMZ에 봉안해 평화와 통일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우리는 감히 우리 선조들의 피가 흐른 마지막 한 유해까지 빠짐없이 모셔올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강제징용 유해봉환 사업에 남북 당국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이끌어내고, 일본 정부에도 유해봉환을 위한 실질적인 협조를 촉구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추모제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제73주년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 기념식'과 문화공연 '민족화합 대축전'이 열렸고, 이번에 안치되는 유해 35위는 16일 도라산 전망대를 거쳐 서울시립승화원에 안치됐다.

[2018년 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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