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원희 교도] 작년에 좀 속상한 일을 좀 겪었다. 아이가 관련된 일이어서 더 속상하고 힘들었던 것 같다. 무엇을 어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교무님께 상의를 드렸더니 아이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100일 기도를 해보라고 권해주면서 기도하는 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셨다. 

그런데 마음은 천일기도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몸은 따라주지 않고 기도문을 쓰는 일도 쉽게 시작이 되지 않았다. 또한 교무님께서 나와 입장이 다른 상대를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했는데 그것도 대답은 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교무님이 기도문 다 썼으면 가져와 보라 하시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새해가 왔다. 그런데 마침 교당에서 신년서원 정진기도를 한다기에 100일기도는 못해도 14일 기도라도 열심히 해보자 하고 신년기도에 참석하게 됐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기도를 하면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 점이다. 14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당에 직접 나와서 기도를 하고 기도와 함께 좋은 말씀을 매일 들어서인지, 아니면 왔다 갔다 하는 정성이 더해져서인지 모르겠으나 나와 입장이 다르다고 원망했던 사람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이 작게나마 열리는 것을 느꼈다. 이

전에는 어떤 경계가 생기면 늘 내가 더 상처 받은 것 같은 생각에 묶여 있을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작은 일의 경계에 걸리지 않는 것이 내 앞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더 편안해졌다.

또한 기도를 통해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교무님이 기도가 끝나면 공부도 함께 시켜주셨는데 교무님 말씀을 들으면서 계속적으로 드는 생각이 이렇게 좋은 법을 만났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대종사님 주신 계문에 따라 인과의 이치를 알고 착하게 열심히 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자력보다는 타력에 치우치는 경향이 솔직히 많았는데 교무님 말씀 들으면서 이번에는 "그럼 너는 무엇을 할래" 하는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뭘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받은 기도의 은덕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며칠 안되는 기도에 참여를 했지만 신경도 많이 쓰이고 정성도 많이 들여야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 때 늘 기도해주시던 외할머니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도 늘 정성으로 기도해주신 엄마의 덕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것 같다. 

심고와 기도로 정성을 쌓으면 난면의 업력도 벗어날 수 있다하니 나도 앞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교단과 사회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해서 내가 받은 은혜를 갚아나가야 겠다고 다짐한다. 

/돈암교당

[2018년 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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