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불교사상연구원 한일공동학술대회는 서구적 근대 개념을 넘어서기 위한 장이었다.

'유라시아 견문'으로 이름을 알려왔던 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이병한 박사는 비서구 지역의 근대성을 생생한 세계적 흐름 속에 의미를 짚어냈다. 중국 시진핑 정권의 왕도정치 지향,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복권화, 터키의 신오스만주의 반전, 러시아 정교대국 부활, 독일의 기독교 민주주의 회귀 현상 등 지난 3년 여동안 아시아와 유럽 전역을 돌며 현지 지식인들과 나눈 대화와 토론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는 '탈서구적 근대화'란 결론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세계사의 가장 중요한 현상은 비서구권의 집합적 부상으로, 세계는 탈근대가 아니라 탈서구적 근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비서구학계가 세계사에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차용한 '서구 근대론'은 현대를 '포스트-모더니즘(탈근대화)'이라고 잘못 해석하게 만들었다.

그는 촛불혁명 이후 새롭게 조명되는 동학과 후천 세상, 개화와 개벽으로 대한민국 탈서구 근대화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20세기 민주화는 일인의 권력을 만인에게 나눠주는 것이었다면, 21세기 민주주의는 만인이 성인 되는 내성외왕(內聖外王)으로 진화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2018년 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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