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환경연대, 국내 첫 진행
봉도수련원·크리킨디센터

후쿠시마 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청소년들은 이른바 ‘7일간의 기적’으로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환경연대가 후쿠시마 출신 청소년 8명을 초청, 16일~22일 '핵없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후쿠시마-한국청소년 보양교류'를 진행했다. 여전히 핵발전소 사고의 여파 속에 살고 있는 후쿠시마 청소년들은 핵폐기장과 핵발전소를 막아내 피폭 걱정이 없는 삼척바다를 즐기고, 에너지 자력을 키워가는 서울에서 한국청소년과 토론하며 자유롭게 교류했다. 

이번 행사는 공익복지부 후원,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와 서울시립 대안학교 크리킨디센터와 연대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7년이 지났지만 발전소는 여전히 수습 중이고 원자력 긴급사태발생 경보는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피폭한도를 사고 전 대비 20배나 높여서 피난민들을 귀환시키고 있어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들 피폭이 심각하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 분위기에 눌려 후쿠시마현에서 방사능 관련 이야기는 금기시된 상황이다.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피폐해진 후쿠시마 청소년들의 심신 치유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청소년들은 삼척에서 투명보트와 레일바이크를 타며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바다를 즐기는 한편, 원전백지화기념탑에 들러 삼척의 반핵역사를 배우며 기념식수도 했다. 서울에서는 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3박을 하며 남산타워, 명동, 고궁 등을 탐방했다.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세워 에너지 자립을 높여가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만났으며, 시민청에서 김선명·강해윤 교무를 비롯한 교단 환경 운동 관계자들을 만나 깊은 속내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크리킨디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일본에서는 할 수 없는 후쿠시마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밤 청소년국에서 진행하는 명상·레크레이션과 더불어 열린 대화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전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비롯한 4가지 증상을 진단받은 학생은 늘 미열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 학생은 친구도 학교도 필요 없다며 스스로를 방안에 가두는 히키코모리였다고 말했다. 한 남학생은 함께 피난주택에 들어갈 수 없어 반려견을 시설 맡겼는데 주인과 격리된 스트레스로 개가 죽었고, 한 여고생은 발전소에서 60킬로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오염지에서 살 수 없다는 엄마를 따라 아빠와 떨어진 채 살고 있다. 

방한단장 기요코씨는 아이들만이라도 안전한 곳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일본정부를 상대로 소송중인 '탈피폭아동재판'의 지원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불교100주년 기념행사 '탈핵할매가 간다' 주인공이기도 했던 미토 씨는 85세의 나이로 일정을 함께했다. 그는 "아이들이 한국에 와서 예상보다 10배 이상 흡족해하며, 자신도 120% 성과를 이뤘다"며 원불교환경연대에 공을 돌렸다. 

후쿠시마 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청소년들은 이른바 ‘7일간의 기적’으로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후쿠시마 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청소년들은 이른바 ‘7일간의 기적’으로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2018년 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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