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치러지는 종법사 선거가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새로 당선된 정수위단원 18인이 모여 봉도수위단원(출가교도) 남녀 각 4인과 호법수위단원(재가교도) 남녀 각 4인을 선출한다. 이리하여 수위단원은 총 34인으로 완정된다. 이 34인이 18일 중앙총부 수위단회 회의실에 모여 새 종법사를 선출한다.

종법사 피선자격은 법계 원정사(법위 정식 출가위) 이상, 연령 만 74세 이하이다. 종법사 후보는 피선자격을 갖춘 사람 가운데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정수위단 정수(18인)의 5분의 1이상(4인)의 득표자로 결정된다. 이어 선거를 진행, 수위단원 재적단원 34인의 3분의 2이상(23표)을 득표한 사람이 종법사로 확정된다. 

재가출가 대중은 과연 어떤 종법사를 원할까. 새 종법사에 대한 기대치가 참으로 높을 것이다. 새 종법사는 원기 100년대 초반을 이끌어갈 교단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원불교는 풀어가야 할 산적한 과제들과 함께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먼저 교화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질적으로 우수한 전무출신 인재를 많이 영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무출신들의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필히 해결해야 한다. 극도로 문란해진 법위사정의 관행을 혁파해야 한다. 일본인 사업가에게 넘겨줘 버린 일본 오까야마·치바 법인을 되찾아 와야 한다. 민주주의 정신에 근거하여 종권을 분산하는 교헌 개정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동시대 페미니즘의 물결과 함께 우리의 교법 정신인 '남녀권리동일'을 이제부터 제대로 실현해야 하고, 이를 위해 모든 영역에서 구체적인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앞으로 종법사는 남녀를 초월하여 선출되어야 하며, 오로지 능력과 지혜 그리고 리더십으로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교단에는 이러한 과업들을 망설임 없이 해결해나갈 진짜 행동가가 필요하다. 대중은 몸으로 움직이는 행동가를 원하고 있다. 새 종법사는 대중의 민심을 잘 읽어야 하고, 수위단회 진행 죽비를 직접 잡아 수위단회를 지극히 민주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수위단원 가운데 누구든 교단을 발전시키고 대의를 바로잡을 지혜가 있다면, 그 의견을 공론으로 채택해 교단 발전의 기폭제로 삼을 줄 아는 열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수위단회 회의 내용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는 자신감과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새 종법사는 인권 감수성을 지닌 지도자여야 한다.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시대에 원불교가 새로운 대안이자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새 종법사가 인간미 있는 지도자라면 더 좋겠다. 원로교무들을 만나면 교단의 선진으로 예우를 다하고, 후진들을 만나면 먼저 정담을 건네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대산종법사처럼 수시로 야외에서 야단법석을 열어 법흥을 일으키고 대중과 활발하게 대화하는 소탈한 지도자면 좋겠다. 법문을 할 때면 대중의 가슴가슴에 감동을 일으키는 명설법가라면 더 좋겠다.

이번 선거에서 재가출가 대중의 바람과 기대에 응답하고 부응하는 종법사가 탄생하길 바란다. 종법사 후보 추천권이 있는 정수위단원들, 그리고 18일 종법사 선거권을 행사하게 될 수위단원들의 어깨에 향후 교단의 미래가 달려있다. 대중이 기대하는 멋진 종법사를 선출하는 교단의 큰 경사가 원기 100년대의 양양한 앞길을 선도하는 일대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8년 9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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