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숙 예술감독, 전주공연
어머니 헌정 작품으로 기획

황미숙 예술감독이 이끄는 파사무용단이 9일 삼독(탐·진·치)의 깨달음과 성찰을 담은 '버려야 할 것들'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공연했다.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한국적 현대무용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 그가 춤 인생 45년의 절정을 전주에서 꽃 피웠다.  

황 감독이 이끄는 파사무용단이 9일 '버려야 할 것들'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연했다. 2015년 초연된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을 3년 연속 받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작품을 재구성하고 라이브음악을 더해 완성도를 높인 공연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 감독은 삼독(탐·진·치)의 깨달음과 성찰, 그 해법에 대해 몸의 언어로 풀어냈다. 라이브 연주에 맞춰 현대무용가 8명이 삼독의 양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객관화해 표현했고, 작품의 주제를 요약한 에필로그 '진공묘유'는 황 감독이 직접 공연했다. 

황 감독은 "45년 무용인생은 열정과 땀을 쏟아 부었던 시간이었다"며 "이 작품은 생활 속에 우리들이 항상 당면한 마음과 심리를 다룬 '심리무용극'이라 할 수 있다. 참으로 버리기 어려운 '탐·진·치'를 내면의 마음과 눈으로 대면하고 관찰하면서, 이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작품 속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서 황 감독은 물질문명의 추구로 인간 본성의 상실과 분열된 사람들의 내면을 공유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극적 설정으로 관객들을 성찰케 했다. 

황 감독이 고향인 전주에서 이번 작품을 올린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황 감독은 이번 무대를 모친인 김일은행(93·교동교당)교도를 위한 헌정 작품으로 기획했다.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진 황 감독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어머니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심했다"며 "무용가의 길을 걷게 해준 어머니에게 마음 다해 감사의 마음과 존경을 전한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황미숙 예술감독은 이화여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희대 공연예술학과 무용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5년 서울무용제 대상, 2006년 올해의 예술가상과 안무가상, 2008년 이사도라 예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2006년, 2008년 국제 현대무용페스티벌 모다페에서 국내 유일 개막작 초청안무가로 선정돼 공연했다.

[2018년 9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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