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일심 공부'는 교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먼저 〈대종경〉 수행품 9장에 '공부하는 사람이 처지 처지를 따라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아니하고, 저 일을 할 때 이 일에 끌리지 아니하면 곧 이것이 일심 공부'라는 말씀과 '한가한 때에는 염불과 좌선으로 일심에 전공도 하고 경전 연습으로 연구에 전공' 하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수양'을 '일심'으로 표현한 것을 보면 일심 공부가 곧 수양 공부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아니하는 공부'는 수행품 2장에서 '공부인이 동하고 정하는 두 사이에 수양력 얻는 빠른 방법'으로 제시돼 있고, 수행품 17장에 양도신 선진의 예화에서도 똑같이 등장한다. "수양공부를 누구나 알 수 있고, 일상적으로 가까이 배울 수 있도록 참으로 쉽게 일러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수행품 18장 법문은 '일심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원을 제거하고 부당한 행을 그쳐야 한다며, 정당한 일을 해야 심신이 점점 너그러워지고 편안해져서 그 앞길이 크게 열리는 동시에 '일심'이 잘 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수행품 34장에서는 청련암 뒷산 험한 재를 넘다가 "험한 길을 당하니 일심 공부가 저절로 된다"고 하며 '일심 공부'를 험하고 평탄한 곳이나 어렵고 쉬운 일에 대중이 한결같은 공부로 표현했다.

정산종사도 '일심 공부'를 특별히 강조했다. 서세인 선진이 부임할 때에 '교화는 덕화보다 더한 것이 없고, 공부는 일심 공부가 근본이 되나니, 밖으로 널리 덕을 베풀고 안으로 심력 얻는 데에 노력하면 자연히 천지와 합력이 되어 교화와 공부에 큰 힘이 되리라' 하고 부촉하여 '일심 공부'를 심력을 얻어 천지와 합력이 되는 공부의 차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산종사법어〉공도편 55장)

당연히 일심 공부는 일 없을 때에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일 있을 때나 일 없을 때나 끊임이 없는 '동정일여의 무시선 공부'(수행품 9장)이다. 그래서 '일동일정에 대중 잡는 마음'(<정산종사법어>권도편 34장)이라 했으며, '동정 간에 일심을 여의지 않는 것이 곧 입정'(응기편 29장)이라 했고, 경의편 13장에서도 '수양은 동정 간에 자성을 떠나지 아니하는 일심 공부라'고 하여 선정에만 치중한 일심 공부를 뛰어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정할 때 마음이 나가는 번수와 동할 때 마음 끌리는 정도'를 대조하면 수양력의 정도를 알 수 있다는 말씀(경의편 17장)을 보면 일심 공부의 달성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지극히 쉽고 간편하게 되어 있어 누구나 근본적으로 해야 할 공부임을 느끼게 한다. 

'일심은 곧 우주의 마음'이라 하였던가. 오늘날 '몰입'이나 '집중', '경청' 그리고 '마음 챙김' 등이 자기 계발의 요긴한 방법으로 제시되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걸 보면,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않고, 저 일을 할 때 이 일에 끌리지 않는 공부를 하며, 정할 때 마음 나가는 번수와 동할 때 마음 끌리는 정도를 대조하는 우리의 '일심 공부'가 삶 속에서, 생활 속에서 이뤄지고, 사회 속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더욱 치밀하게 가꾸어져 실행된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일까. 

[2018년 9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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