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지연 교도] 그렇게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가고 선선한 계절이 왔다. 2018년의 시작을 알리는 원기103년 신년법문을 마음속에 새긴 지도 벌써 9개월째 들어섰다. 

원음방송 취재생활을 1년 반 정도 하면서 청년뿐 아니라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교도들을 만났었다. 취재할 당시엔 매주 한 곳 이상 다녔으니, 덕분에 처음 가보는 지역도 꽤 많았었다. 그리고 교당뿐 아니라 원불교 성지, 중앙총부, 그 외 다양한 기관들도 꺼리가 있다면 여건이 닿는 한 가서 정성껏 취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마다 교무와 교도 모두가 베풀어준 배려와 관심이 담긴 응원이 참 감사하다.

사실 취재한다고 섭외를 하려하면 교도들이 부끄러워할 때가 참 많았다. 특히 두 해 전에는 원음방송TV가 개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취재에 나가서 인터뷰를 요청하면 십중팔구 라디오 방송에서 취재를 나온 줄 아시곤 했다. 그래서 목소리만 나오는 줄 알고 부담없이 인터뷰를 수락했다가 TV라고 설명을 하면, 그제야 부끄러워 손사래를 치던 교도들도 많았다. 아무래도 화면에 얼굴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조심스럽게 긴 설득을 해 인터뷰를 마치고 방송이 나가면 오히려 좋아해줬다. 또 어떤 분은 잘 나오게 해줘서 고맙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교도들의 반응이 취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방송이라는 것이 경험해 보니 참 매력있는 매개라고 생각한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아마 TV와 라디오가 없는 삶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취재를 다니면서 가장 보람찼던 건 내가 취재한 이 소식들이 TV방송이라는 매체를 타고 전달되었을 때 다양한 연결고리들이 된다는 것이다.

청년교도들은 청년교도들대로, 일반교도들은 일반교도들대로 혹은 청년교도들과 일반교도들이 함께 긍정적인 연결고리를 맺도록 역할했다고 본다. 더 나아가 원음방송을 시청하는 비교도들과 원불교 교도들의 서로 잠재적인 연결고리가 맺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교도들의 일상이 담긴 이야기, 원불교의 다양한 소식 등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서슴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던 것 같다.

필자는 취재를 다녀온 기사로 TV를 통한 방송도 해보고, 라디오를 통한 전달도 했었다. 두 매체 다 너무 매력적인 매체였기에 둘 다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꼈었다. 라디오의 경우 실시간으로 청취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꼽히는 장점이다. TV의 경우 그 현장의 생동감이 배가 된다는 점이 취재할 맛을 나게 했다. 더불어 교도들을 인터뷰 할 때엔 마이크 너머로 말해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감동적이고 한마디 한마디 모든 것이 소중할 때가 있었다, 

그러다 아주 가끔 '기자가 아닌 그냥 참가자로서 이 현장을 부담없이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계절이 오면 취재 갔었던 원불교 문화예술축제가 떠오른다. 물론 1회와 2회 모두 취재를 갔었기에 더욱 자세히 기억이 남고 나름 특별한 애정으로 남아있다. 그러면서도 일반 관람객의 마음으로도 보고 싶었기에, 올해엔 취재가 아닌 청년으로서 원불교 문화예술을 즐기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남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