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노래 하나로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고
웃고 하나되는 경험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몇 년 전부터 1년에 두세번 국내에서 열리는 음악축제를 찾고 있다. 팝과 락 음악 문화가 발달한 외국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곳곳에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루는 뮤직 페스티벌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장르도 다양하여 락, 인디음악, 재즈, K-POP, 힙합 등이 있고 성격을 같이하는 가수들이 주로 함께 출연한다. 

나는 주로 인디음악과 가요를 부르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데 이 뮤직 페스티벌은 경치 좋은 넓은 공원 같은 곳에서 실내외에 서너 군데의 무대를 준비하고 적게는 10팀에서 많게는 30팀 가량의 가수를 초대한다. 

그러면 관객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공연 타임테이블을 가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무대를 찾아 그 가수의 공연을 보는 식이다. 뮤직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곳에서는 그 가수의 공연이 실내에 어울리는지 아니면 실외에 어울리는지, 또 낮에 어울리는지 밤에 어울리는지를 잘 고려 하여 시간표를 짠다. 

뮤직페스티벌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모든 공연이 라이브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탄탄한 보컬능력은 기본이고 보컬을 뒷받침해주는 연주 또한 라이브이므로 직접 연주하거나 실력이 뛰어난 세션 연주자들과 함께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해서 직접 노래 부르는 싱어송 라이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가 만들어진 계기와 과정 등을 창작자를 통해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모든 가수가 사용하는 악기 구성이 다 다르므로 한 가수가 끝나고 다른 가수로 넘어갈 때 음향 팀이 전문성을 발휘하여 최고의 음향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한 팀당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반 정도의 공연을 하는데 가수들은 자신이 맡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므로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해준다. 그러면 관객은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실제로 보고 듣고, 또 가수마다 팬과 소통하는 방식이 있으면 그것을 나누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관객들은 그동안 잘 몰랐지만 연주와 노래실력이 훌륭한 가수들을 알게 되고 가수들도 많은 관객 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알리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다. 

뮤직페스티벌은 지정석이 없기 때문에 관객들은 서로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며 모두가 좋아하는 가수의 좋아하는 노래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이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지면 뮤직페스티벌은 모두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다. 

지난주에도 한 뮤직페스티벌을 찾아 즐거운 경험을 했다. 예전에는 주로 20~30대의 젊은이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보편적인 문화가 되어가는 것이 해가 갈수록 눈에 보인다. 

상상해보라. 편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푸른 하늘 아래 넓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아놓고 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라이브로 즐기는 거다. 어깨춤이 저절로 날 것 같지 않은가?

이런 형태의 뮤직페스티벌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문화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서 요즘은 가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이 함께하여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도 열리고 있다. 또한 공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정책이나 사업을 알릴 때 뮤직페스티벌의 진행형식을 빌려와 문화와 함께 주요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예도 자주 볼 수 있다. 

뮤직페스티벌에 가면 나의 일행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노래 하나로 그 곳에 모인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고 웃고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9월부터가 이 뮤직페스티벌의 성수기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뮤직페스티벌을 찾아 좋은 음악과 이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해보길 추천 드린다. 

/강북교당

[2018년 9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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