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올해 폭염의 기세는 대단했다. 지구가 이렇게 뜨거워질 수 있는가 정말 걱정스럽다. 그리고 이런 걱정이 한 해의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심해질 것이며, 폭염에 이어 혹한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두렵기까지 하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호주 국립대 연구진은 최근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2도를 넘어가면, 인류가 '온실 지구'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온실 지구'를 막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다른 에너지로 대체하는 등 '인류 생활 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인류의 행동을 '지구 착취'에서 '지구 시스템의 관리'로 시급히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존 홀드런 하버드대 교수는 이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말 대신 '기후붕괴(global climate disruption)'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기후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고, 인간이 적응하기 어려운 속도로 일어나고 있어, 조용하고 점진적이며 온화한 느낌을 주는 '온난화'라는 말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인류의 인식 전환과 대응은 너무 관행적이고 느리다. 당장 50년, 100년 안에 지구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재난적인 폭염과 혹한의 날씨 속에서 광범위한 고통이 더욱 심해진다면 '파란고해'가 어디 따로 있겠는가. 정말이지 시급한 것은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생태적인 삶은 결국 '탐욕'의 절제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의 탐욕에 따른 인과임을 누구나 인증할 것이다. '탐욕이라 함은 무엇이나 상도를 벗어나 과히 취함'을 말한다.(〈정전〉 팔조) 상도를 벗어나서 과히 소유하려면 더 많이 경쟁하고 착취할 수밖에 없다.

지난 개교 100주년에 발표한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에서 '물질을 선용하고 환경을 존중하는 상생의 세계'를 만들어가자고 했는데, 그러한 세계는 어떠한 세계이며,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정산종사는 '근본 되는 법으로 체를 삼고, 때에 따라 선후를 가려 물질을 잘 이용하라' 했고, '마음의 조화가 큰 것이요 물질의 소유가 큰 것이 아니니라'(〈정산종사법어〉 무본편 5장) 했으니, '물질 소유'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있어야 한다. 아예 만들지 않고, 갖지 않고, 쓰지 않고, 버리지 않고, 다시 쓰는 삶의 방식에 대한 상상력이 시급하다. 더러 물질 소유는 다다익선이며, '선용'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있는데, 더 많은 물질 소유가 지구 환경을 힘들게 하는 것이니 온당치 않다.

그러므로 '기후 붕괴' 시대를 당하여 교법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사은사상에 입각해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대의를 천명하고, 삼학을 바탕으로 생활 속의 환경 실천을 이루는 일이다. 정신수양으로 소유에 대한 탐욕을 제어하고, 사리연구로 생태환경의 시비이해와 대소유무를 연구하여 알며, 작업취사로 작고 세밀한 것부터 굳세게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도들이 날마다 공부삼아 수행할 '원불교 교도 생태환경 수칙'을 바삐 제정하여 공동 유무념 등의 방법으로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원경고등학교

[2018년 9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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