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4 16:18 (금)
[정책이슈] 교단 제3대 30년 교화정책을 평가하다
[정책이슈] 교단 제3대 30년 교화정책을 평가하다
  • 나세윤
  • 승인 2018.10.09
  • 호수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속주의적 성과주의에 빠져
교화의 목적과 방향성 잃어

3년 단위 교정원장 교체는 행정공백
교화행정 대거 이탈로 혁신동력 잃어

교화능력은 비전문가로 퇴보현상
교화침체 체감하나 해결능력 부족
[원불교신문=나세윤] 교정원 교화훈련부가 제출한 <교단 제3대 30년 교화정책 분석과 과제> 보고서가 수위단회 연찬에서 발표됐다. 보고서는 원기72년~73년에 걸쳐 기획된 교단 제3대 설계부터 원기85년에 계획된 교단 제3대 제2회 종합발전계획, 원기97년 계획된 교단 제3대 제3회 계획의 전체적인 흐름을 분석하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교단 제3대 교화정책의 평가와 교단 제4대 교화 방향의 제언을 담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교단 3대(원기73년~108년) 36년 마감을 5년 앞둔 현재, 원불교 교화란 무엇이며, 30년간의 교화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향후 교화의 방향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180쪽 분량으로 정리해 놓았다. 정책이슈에서는 교단 제3대 '교화' 설계 이후 드러난 교단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요약해 봤다.  
교단 제3대가 반복적으로 범해 온 문제로 교화의 미래지향적인 설계가 대형이벤트에 묻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역사반복을 경계했다.
교단 제3대가 반복적으로 범해 온 문제로 교화의 미래지향적인 설계가 대형이벤트에 묻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역사반복을 경계했다.

원불교 교화의 목적과 방향 상실
교단 제3대 설계위원회는 '내실화를 통한 교단성숙'을 제3대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후 '사업중심에서 교화중심으로 나갈 것'을 선언했다. 개인적으로 원불교에 입교한 후 교법 훈련으로 인격과 생활의 변화를 이뤄 궁극적으로 성불하는 것, 사회적으로는 이 땅에 낙원 세계를 이룩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교단 운영의 모든 방향을 '교화'에 맞춰 전면적인 시스템 변화를 추구하면서 조직개편, 전무출신 교육과 복지, 교화 위주의 재정 활용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세속주의적 포교 성과주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맹목적인 양적 팽창을 추구하면서 오로지 한 방향으로 교단 교화의 방법을 몰아왔고, 이런 흐름은 '교화방법론' 개발에만 몰두하게 했다는 것이다. 결국 입교 배가와 법회 출석교도 증가를 목표로 둔 양적기준에 의해 교화의 성공과 실패라는 기준의 척도를 확고하게 정착하면서 원불교 교화의 목적과 방향을 잃었다는 평가다. '교화' 중심의 교단 운영방향은 변함없이 이어져 왔으나, 교단 제3대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원래 추구했던 초기의 목적성은 상실됐다고 봤다. 

교화 편중 인력양성·인사순환제 한계
제3대 설계 이후 교단 인재육성의 기본방향은 '전문 교화자 육성'에 맞춰졌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 육성해 교화 활성화를 이루려는 것이 인재육성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교화를 위해 모든 행정 동원을 요구했던 인재육성 방안은 당장 전문적인 교화자를 육성하기 위해 전제돼야 할 행정과 교육, 기획과 실행, 평가 등 각 분야의 인재육성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전문 교화자를 육성할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전문 교화자 양성은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교화 성공 모델조차 제시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제3대 설계는 교화 경험과 교화 성공 경험을 가진 출가자가 교화행정을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지만 현실은 교화경험이 많은 사람이 행정능력도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정책이 실행되면서 교화 관련 행정부는 전혀 전문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교정원과 교화부서가 전문화되지 못한 배경에는 인사순환제의 영향도 컸다"며 "실제 3대 설계 이후 행정부의 수장인 교정원장이 9차례 교체됐고, 더불어 교정원 행정 인력도 큰 폭으로 교체되는 등 행정 공백을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거의 3년 단위로 교체되는 교정원장이 교단의 대형이벤트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단 제3대의 혁신을 위해 실행 인력과 에너지를 투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허례허식, 형식주의, 외화주의 만연
교단 제3대 교단운영의 키워드을 '장엄'으로 정리했다. 소태산대종사탄생백주년기념성업, 정산종사탄생백주년기념성업, 대산종사탄생백주년기념성업,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건축 등 대형이벤트를 통해 교단은 대외 이미지와 교세 확장 정책을 펴왔다. 보고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원불교의 외형적 화려함을 과시하기 위해 오히려 전무출신과 교도들의 '신심과 공심'을 쥐어짜는 교단을 만들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을 실현할 필연적인 사업이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교화권 둘러싼 교단 내 힘겨루기 
보고서는 "교화를 중시하는 교단 분위기는 '교화권'이 교단의 계급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출가와 재가, 주임교무와 부교무, 교무와 도무·덕무 등의 관계에서 교단 내 계급구조를 양산하는 직접적인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교단 내 갈등도 '교화권'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투쟁의 양태를 다수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교화권 힘겨루기는 출가교역자 중심의 교단운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고, 재가는 교단운영의 주역에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교화권을 장악한 주임교무와 기능인으로 전락한 부교무, 교무의 교화권 독점 현상(도무, 덕무, 기간제교무 차별화), 교화권을 확보한 기관과 교화권 없는 기관의 차별 등을 서술했다. 

교정원 교화훈련부 위상 약화
제3대 설계대로, 교화훈련부는 수석부서로 자리매김하지만, 내용을 보면 교단의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부서로 추락했다. 교화훈련부의 주요업무는 교화에 관한 사무, 행정을 제외한 4축2재, 열반 전무출신 발인식·종재식, 각종 교화와 관련된 의식·행사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교화부와 훈련부를 통합했지만, 훈련의 기능이 교화에 밀리면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교화훈련부 내 청소년국, 교무과, 훈련과, 편수과, 사이버교화과, 교화연구소 등 교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조직을 거느리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화단 교화 시스템 점검의 누락
출가교화단이 단원의 확대(포교)를 목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 출가교화단의 복사판인 교당 재가교화단의 교화 역량을 기대할 수 있을까. 보고서는 재가 교화단을 통해 기성교도의 틀을 벗어나 사회의 변화를 도모하거나 혹은 새로운 교도조직(교화단)의 확산을 도모하는 포교조직으로 삼고자 한다면, 지금의 단 운영방식이 바람직한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재처럼 조직 구성원 사이의 친목과 화합, 공부역량을 강화하는 공부조직을 대종사의 경륜이라고 봤다.  

출가교역자의 역량 저하 가속화
출가교역자의 포교 능력은 교화의 비전문가로 점차 퇴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당교화가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출가교역자는 포교 중심 교화에 관한 전문성을 경험조차 해 보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게 되고, 교화권이 있더라도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교화로 교화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서다. 

기존 교당교화로 익힌 교당운영 관리, 교도관리의 경험을 벗어나지 못한 채 새로운 포교활동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출가교역자들이 장기 교화침체를 느끼면서도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동시에 외부의 활성화 안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등 활로를 열지 못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시대 변화 원불교가 뒤쫓는 형국의 반복
'원불교가 시대변화의 대응에 뒤쳐진다'는 인식은 제3대 제2회 종합발전계획 수립에서 제기된 주된 위기의식이었다. 이에 따라 교단 혁신과 새로운 교화방법론 개발 등 시대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으므로 우리도 그에 발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가 교단 내에 자연스럽게 형성됐지만 변화를 선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교화 측면에서 '세상의 변화를 원불교가 어떻게 향도해 갈 것인지'에 맞추지 않는 이상 교단은 가장 원불교적이면서도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교화를 이끌어 갈 수 없다. 세상의 변화에 종교가 적응하기도 힘든 시대다. 

더불어 교단 제3대 제3회 설계에 관한 평가에서는 ▷제3대 제3회 설계의 목적성 상실 ▷연구와 평가 없는 교화단 중심 교화의 지속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상실한 명제적 설계의 폐해 계승 ▷교단 정신성 문제의 형각화 ▷대형이벤트 중심 교단운영의 폐해 반복을 꼽았다. 

반면 교단 제3대 교화 설계 이후 나타난 교단 발전 가능성에 대해 ▷회기별로 교화의 방향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설계 시스템의 정착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교화 방법의 다양화 모색 ▷출가교역자의 헌신과 노력에 의한 교단의 유지상황 확인 ▷교화단 중심 교화시스템 구축의 시도를 선정했다.

※ 교단 운영은 1대 36년, 1회 12년으로 하고 있다. 교단은 새로운 대(代)와 회(回)를 앞두고 교단설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교화 활성화를 꾀해 왔다. 원기108년은 교단 제3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4대를 준비하는 전환점이다. 

[2018년 10월12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