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 / 부산울산교구 울산교당 이원선 교도
40년 신앙, 힘든 시기 심고와 기도로 극복해
오롯이 교당 신축불사 염원하는 교당 지킴이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오랜기간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늘 겸손한 신앙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4일 울산을 찾았다. 주인공은 울산교당 이타원 이원선(71·理陀圓 李願善) 교도.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4시간여 달려온 걸음이 헛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겸손이 몸에 배인 그는 자신은 취재거리가 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대학시절부터 종교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혼자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하고 기도를 해봤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교회에 나가 목사님 설교도 들어봤어요. 대학 졸업 후 교사가 됐는데, 친한 동료 교사 한 분이 원불교에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했어요. 그렇게 부산 대신교당에 첫발을 딛었고, 교무님 설교를 듣는데 큰 인상으로 남았어요."

당시 대신교당의 이재경 교무의 육도와 현실 세계에 대한 설교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는 이원선 교도. 그는 그 날 입교했고, 어언 41년이 됐다. 무교였던 남편은 '원불교에 함께 다니면 결혼을 하겠다'는 그를 따라 입교해 딸과 아들을 낳았고, 법명을 호적명으로 등록하고 일원가족을 이뤘다. 그런 그에게 갑자스런 시련이 닥친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간경화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남편이 퇴직하게 됐고, 아이들의 육아, 치료, 재정 문제까지 힘든 시간이 계속됐습니다. 남편 건강이 조금 나아져 사업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IMF가 터졌고, 부도까지 났습니다."

막막하고 힘든 시기가 계속됐다. 그는 오직 심고와 기도, 경전·유무념 공부를 하며 법신불 사은에 매달렸다. 때로는 부엌에 서서 기도를 하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며 성가를 부르기도 했다. 
"'사은님 믿음 약한 저를 이끌어 주시고 어둡고 괴로울 때 도와주소서. 항상 기쁨 속에 일하게 하시고 희망 속에 살게 하소서. 사은님 고통이 변해 기쁨이 되도록 감사의 기도 속에 살게 하소서. 항상 즐거웁게 일하게 하시고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 그때 올렸던 기도문이에요. 지금까지 잊을 수가 없습니다. 현실은 어려웠지만 그 시절 기도를 하면서 대종사께 더 큰 믿음을 갖게 됐고, 진리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일심으로 공부하고 기도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도와 눈물로 5년여를 보냈고, 기적처럼 모든 일이 풀려나갔다. 30년간 교직에 몸 담았던 그는 교직 생활에도 신앙이 큰 힘이 됐다. 

"저는 엄하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였어요. 그래서 좀 더 따뜻하고 좋은 선생님이 되고자 유무념 조목을 '칭찬하기'로 정했죠. 수업, 개인 지도를 할 때 칭찬을 먼저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계속 유념을 하다보니 긍정적인 면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게 됐고, 칭찬을 많이 받은 학생들은 성적이 좋아지고,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도 더욱 원만해졌습니다."

원기94년 명예 퇴직한 그는 봉사와 교리공부에 더욱 매진한다. 장애인시설 혜진원과 경로식당에서 봉사를 해온 세월이 10년이다. 

"그동안 나 살기 바빠서 봉사도 제대로 못하고 공부도 더 열심히 못했습니다. 퇴직한 후 힘 닿는대로 교도들과 함께 장애인시설 혜진원에 가서 청소 봉사를 합니다. 경로식당에서는 식사봉사를 하는데, 앞에 나서서 진두지휘를 하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협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울산교당에서는 화요일 정전 마음공부와 목요 교리공부가 진행된다. 봉사와 공부를 하다보면 일주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는 그, 교당 자랑을 요청하자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우리 교당은 수를 잘 놓는 전문가 교도 분들이 있어요. 전국 교당의 경종 방석 90%는 울산교당에서 나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또한 화요일 정전 마음공부는 이형은 교무님이 계실 때 시작된 것인데,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이라 순경·역경·시비·선악·염정 제법 모두가 진리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마음의 자유를 얻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목요일에는 이장훈 교무님과 교리공부를 하는데 일원상의 진리·신앙·수행 등 폭 넓은 교리를 차근차근 반복해 설명을 해주셔서 이해도가 높아지고 믿음에 가득 찬 법열로 신나게 공부하고 있어요."  

올해 법사로 승급 한 그는 교당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서원을 물었다. "교당에 오면 지도해주는 스승이 계시고, 영생을 함께 할 공부 도반이 있고, 아울러 교리 공부도 할 수 있으니 복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오직 법신불 사은의 은혜이며, 원불교는 나를 구해준 구아주·구가주·구국주·구세주(救我主·救家主·救國主·救世主)입니다.

앞으로의 저의 서원은 오직 한 가지 '교당신축'입니다. '끝까지 구하라 얻어지나니라. 진심으로 원하라 이뤄지나니라. 정성껏 힘쓰라 되나니라'를 마음속에 새기며 전 교도들과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축교당이 원만하게 이뤄지는 것, 그것만이 제 서원입니다." 

40여 년의 신앙생활 중 그가 가장 중요시 여긴 것은 '교당'이었다. 교당에 혹시 누가 될까싶어 인터뷰가 부끄럽다고 말하는 그, '교당 사랑꾼, 교당 지킴이'인 이원선 교도다. 

[2018년 10월12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