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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도 교무의 해외교화 이야기 1. 오스틴에 핀 일원대도(1)
최영도 교무의 해외교화 이야기 1. 오스틴에 핀 일원대도(1)
  • 최영도 교무
  • 승인 2018.10.12
  • 호수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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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최영도 교무] 교역에 임할 때 늘 따라다니는 몇 단어가 있다. 작은, 소박한, 전문화된(specialized) 등이다. 욕심을 비우는 매우 담박한 표현이면서도 일할 때는 이 표현 속에 갇혀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다. 마음에 자타의 간격과 친불친을 덜고 담대하고 원만함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러한 내면의 깊은 성찰이 외적 삶으로까지 온전히 공유되지 못할 때 삶의 무한동력을 잃는다. 

미국에 첫발을 디딘 지 20년이 됐다. 미국의 문화와 생활에 적응할 만도 한데 어느 부분은 여전히 이방인으로서, 어느 부분은 귀가 쫑긋한 나이든 강아지마냥 여전히 궁금증 투성이다. 늘 염려하고 준비하는 교화의 삶보다는 일과 공부거리가 밀물로 다가와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일을 겁 없이 맞는다. 그래서 아쉬운 과정과 결과도 많지만 그것을 교화 밑거름 삼아 가슴 조리며, 작고 소박한 외형과 내면을 단단히 하여 한발 한발 내딛는 중이다.

호기심과 단순한 자신감, 그리고 개척이란 사명으로 텍사스 오스틴에 교화의 문을 연 지 6년이 됐다. 아직도 시행착오 속에서 나름 교화시스템을 갖춰가는 중이고, 한편으로는 마음을 다 내려놓고 교당 울타리 뒤 작은 오솔길을 한가로이 걷는다. '멋지다, 한가함과 바쁨을 자유자재로 한다면. 만일 그것이 연속된다면….'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나는 그런 희망을 간직 중이다. 

전임지 교당과 교도들이 챙겨준 여러 가재도구 등을 차에 가득 싣고, 2박3일을 달려 도착한 곳, 오스틴. 교구와 미주총부에선 교화할 수 있도록 3년간 개척의 시간을 줬다. 친구인 교도가 다른 도시로 이사하지 않고, 오스틴에 정착을 결정했다. 그는 개척교화를 시작한 해에 전자공학도에서 회계사가 돼 사무실을 열었다. 교당 회계와 법인설립 등 개척부터 큰 도움을 준 친구교도와 오스틴 원불교는 같은 해 출발선에서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오스틴 교화개척지는 소태산센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원불교서점·전문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오스틴 교화개척지는 소태산센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원불교서점·전문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임대오피스텔 하나를 얻어 교화를 시작했지만, 여건이 녹록하지 않았다. 임대 조건에 따라 종교활동은 명상을 중심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운영과정에서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소태산센터라는 이름으로 종교단체 허가를 받고, 부설로 인쇄, 디자인, 출판업무를 위한 원미디어를 설립했다. 3년여 간의 생활에서 교화환경 모색을 위해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했다. 그 결과, 전문서점·온라인 원불교서점(www.wonmediabook.com)·전문도서관 등이 시작됐다.

여전히 작고, 특별하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할 땐 한없이 초라해 보이다가도, 마음에 기운이 차면 작지만 옹골지게, 미래를 기약하는 노력으로 그것들을 희망차게 바라본다. 그 사이 오스틴으로 황병택·정덕화 교도 가족이 이곳에 이사하게 돼 큰 힘이 됐다. 

원기101년 1월에 시카고교당 주임교무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연원교당이니 오스틴에 교당 불사를 돕는다는 내용이다. 김은숙·김송기 부부교도님이 교당 불사에 정재를 희사해 줬고, 3년간 시카고교당 교도님들이 후원불사를 해줬다. 그 가운데 현재의 오스틴 북쪽 라운드락에 교당을 마련하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 

개척교화를 위해 교당 운영과 함께 자립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주교화 협력이라는 몇 가지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내실 또한 갖추는 중이다. 그리고 주정부에 원불교 오스틴교당을 법인 이름에 추가했고, 교당설립에 따른 교단 내 행정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5년여간 미국뿐 아니라 멀리 한국에서까지 격려와 협력, 후원불사 해준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스틴개척

[2018년 10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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