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서품' 8장에서는 '구인선진이 큰 회상을 창립하는데, 남다른 고생이 많으나 재미도 있을 것이라 하고, 법을 제정함에 도학과 과학을 병진하여 참 문명 세계가 열리게 하며, 동(動)과 정(靜)이 골라 맞아서 공부와 사업이 병진되게 하고, 모든 교법을 두루 통합하여 한 덩어리 한 집안을 만들어 서로 넘나들고 화하게 하여야 한다'고 했다.

이는 〈주역〉의 13째 괘인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와 만나게 된다. 동인괘(同人卦)는 사람들이 하늘의 뜻에서 한마음이 되는 것으로, 괘사(卦辭)에서는 '백성들이 살아가는 교외(郊外)에서 하늘과 사람이 감통(感通)하여 하나가 되면 형통하고, 또 하늘의 뜻을 실천하는 군자의 정도(貞道)가 이롭다'고 했다.

대상사에서는 "하늘과 불이 동인이니, 군자가 동인괘의 원리를 통해 겨레를 화합하게 하고 만물을 분별하는 것이다"고 해, 겨레를 한 덩어리 한 집안으로 화합하고, 도학과 과학을 분별하여 조화롭게 병진하는 것이 동인(同人)이라 했다. 

구오효에서는 "동인이 먼저는 울부짖으면서 울고 뒤에는 웃는 것이니, 큰 스승이 서로 만난다. 동인이 선호도이후소(先號咷而後笑)하는 것은 중직(中直)한 것이고, 큰 스승이 서로 만나는 것은 서로 능히 함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해, 동인이 되는 과정을 논하고 있다. 

즉 먼저는 울부짖으면서 울고 뒤에는 웃는 '선호도이후소'는 동인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데 있어서 처음에는 간절함에 눈물을 흘리며 울지만 후에 진리의 은혜에 웃는 것으로, 창립의 초기에 남다른 고생을 하지만 이후에는 재미도 많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또 '대사상우(大師相遇)'는 큰 스승인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공부와 사업이 서로 만나서 능하게 된다는 것으로, 대종사와 구인선진이 중도와 곧음을 통해 한마음이 되는 것과 만나게 된다. 

'계사상'에서는 "동인괘에서 선호도이후소라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의 도는 혹은 나아가고 혹은 처하고 혹은 침묵하고 혹은 말하니, 두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하여 그 날카로움이 하늘의 뜻을 결단하는 것이다. 마음을 하나로 한 말씀은 그 향기가 난과 같다"라고 해, 동정(動靜)에 공부와 사업을 병진하는 군자의 도를 논하고, 성인과 한마음이 된 군자는 예리한 마음으로 하늘의 진리를 자각하게 하고, 그 향기가 난과 같이 은은히 퍼진다고 했다. 또 구사효에서는 한마음이 되기 위해서는 '언덕에 올라가되 능히 공격하지 않는 것은 뜻이 능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 길한 것은 곤궁하면 원칙으로 되돌아가기(곤이반칙, 困而反則) 때문이다'라 했다. 즉, 언덕에 올라가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에 들어가는 것이고,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어려우면 '곤이반칙'하는 것이다.  동인괘는 하늘과 내 마음이 한마음이 되고, 성인과 내 마음이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과 내 마음이 하나가 되고, 내 마음과 대상 사물과 하나가 되는 것으로 확장된다. 우리에게 동인은 대종사와 한마음이 되는 것이고, 이것이 위대한 회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원광대학교·도안교당

[2018년 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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