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은 한 인간의 인간성을 부정하는 행위
DMZ 통일가족일일캠프와 탈북청소년 위한 사업

[원불교신문=박경희 사무국장] 매년 발표되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소식을 무심히 접하는데, 유독 평화상 부문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아마도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올해도 남북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 남북 두 정상에게 쏠린 기대가 세계적으로 컸기에 내심 기대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를 볼 때,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들이 수상했기에 뜨거운 지지의 박수를 전하고 싶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드니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가 공동수상했다. 무퀘게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전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일에 일생을 바친 산부인과 의사이며, 무라드는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성폭력피해자로서 탈출 후 난민여성과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온 이라크 야지디족 여성운동가다. 

'정의는 모든 사람의 일'이라는 기본원칙을 실천하며 전쟁 성범죄와 싸워 온 두 인권 운동가들에게 이 상의 의미는 얼마나 각별할까. 먼 곳의 일이기에 바로 체감할 수 없을지라도, 이처럼 세계 곳곳의 참혹한 현장에는 이들과 같은 위대한 신념과 행동이 존재한다. 

특히 무퀘게는 2016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당시 한국 방문 중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폭력은 한 인간의 인간성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일본의 전시 성폭력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감을 표했고 "우리끼리만 평화롭게 섬처럼 산다면 평화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평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으며 꿈이 하나 생겼다. 바로 노벨평화상이 더는 의미가 없어지는 날이 오는 꿈이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내전이 진행 중이고, 그로 인해 목숨을 잃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삶을 이어가는 이들은 너무나 많다. 머지않아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한다 해도 온전히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아직 요원하지만, 그러한 꿈을 위해 사단법인 평화의친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본다.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뜻이 같은 사람들과 마음모아 꾸준히 하다보면 그날이 오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야무지고 담대한 꿈을 꿔본다. 

그런 의미에서 평화의친구들은 원불교청년회와 함께 작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DMZ통일가족일일캠프'다. 

지난 1일부터, 정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과 철원의 비무장지대 일대의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그 가깝고도 먼 비무장지대 일대를, 북한이탈주민과 이 땅에 평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함께 가는 시간이다. 일일캠프는 10월25일과 11월10일 총 두 차례 진행된다. 

지난 우리의 역사와 아픈 상처를 바라보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면 어떨까. 그 곳에서 각자 어떤 꿈을 꾸게 될지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준비해 가고 있는 요즘이다.  

또한 평화의친구들은 원기104년, 세계봉공재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탈북청소년·청년들에게 남한사회의 적응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삶의 버팀목이 되어줄 친구 및 선배와의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기획 중이다. 이를 통해 탈북청소년·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폭넓고 다양한 사회적 경제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그 밝은 가능성을 인지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자 한다. 이 사업 역시 열심히 준비해서 잘 만들어 갈 예정이니, 고운 눈길로 지켜봐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지면을 빌어 인사드리고 싶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평화의친구들을 후원해 주고 응원해 주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평화의친구들

[2018년 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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