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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윤 도무의 교화자의 삶 3. 출가의 길을 걷다
신영윤 도무의 교화자의 삶 3. 출가의 길을 걷다
  • 신영윤 도무
  • 승인 2018.10.19
  • 호수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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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출신으로서 행복은 정기훈련과 출가교화단회
학생들은 고향을 그리며 꽃피는 봄날을 기다린다

[원불교신문=신영윤 도무] 원불교 전무출신 도무품과에 지원해 8회차의 훈련과정을 거쳐 고시를 치르고 출가하게 됐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예비도무·덕무훈련은 유익하고, 재미있고, 또 다른 삶의 방향과 세상을 접하는 기회가 됐다. 

학교나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그렇지만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배웠다. 말을 할 때는 어떠한 예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강연과 회화공부, 숨을 쉴 때 단전으로 하라는 좌선공부, 행실을 할 때는 주의와 조행 공부로 단련하고, 정신이 혼란할 때는 염불과 좌선으로 일심을 단련하는 시간이었다. 그 외에도 공동체 생활에서 필요한 예법들도 배웠다. 원불교가 생활종교라는 것을 체득했다. 

전무출신으로 살면서 행복한 것은 정기훈련과 출가교화단회다. 1년에 한 번 맞은 정기훈련은 삶의 표준을 점검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나를 객관화하고 원불교 교역자로서의 정체성도 찾아간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도 하고, 기라성 같은 교무들과 계급장 떼고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은 신선하고 훈훈하다. 팬티바람으로 같이 빨래를 널기도 하고, 쭈그리고 둘러앉아 양파를 까기도 하고, 식사 당번도 같이 하는 등 어느 도가에서도 맛볼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출가교화단원들은 은행 알처럼 통통 튀고, 윤기 흐르는 우리 교단의 중심적 인물들이다. 각 기관에서 교역하는 출가자들이 한 달에 한 번 만나 자신의 공부를 점검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기도 하고, 교단의 미래까지 설계하는 시간은 참 행복하다. 연차가 낮아 접하지 못한 구전교사(口傳敎史)와 선진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롭다. 우리 교단의 저력을 느끼는 시간이다. 이런 생활을 바탕으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삶, 수행 정진 적공을 통한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지난 3월 어머니가 열반했다. 다행히도떠나기 전, 많은 교감을 나누고 갔다.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만나 지극정성, 불공을 받으며 나는 성장했다. 육남매의 어머니로, 가정을 돌보지 않은 남편을 대신한 가장으로 한 가정을 훌륭하게 꾸려 온 어머니의 한 생은 참으로 거룩한 일생이었다.

평소에도 무아봉공의 삶을 살면서 원불교를 만나 교리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후손들을 위한 지극한 기도로 일원 가족의 기틀을 만들어줬다. 그 덕에 형님네 가족은 강진교당에서, 동생네 가족은 풍암교당에서 신앙과 수행의 길을 걷고 있다. 형님, 형수는 평소 김일상 교무님을 흠모했는데 어머니 열반시 조문 온 김 교무님을 뵙고 기뻐했다. 출가 동생을 둔 덕분일 것이다. 어머니는 평생 후진양성을 위해 애썼다는 걸 알게 됐다. 이것은 모든 생명체의 사명이 아닌가 싶다. 

헌산중학교에 근무할 때 한겨레중·고등학교가 세워졌다. 북한이탈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우리 교단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동안 쌓은 대안교육의 공덕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한다.

한겨레중·고등학교로 오게 되면서 '북한 아이들이 불 같다고 하던데, 불만이 생겼을 때 기숙사로 쫓아오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했다. 어머니도 그런 위험한 학교에 왜 가느냐고 걱정했다. 이런 걱정은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잘 못 가르치고 배웠는가를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언론을 통해 접한다. 많이 나아진 지금도 북한에 관한 뉴스에는 네거티브(negative) 영상들이 배경으로 나온다. 우리는 그런 뉴스 영상들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에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지기 마련이다. 우리 학생들을 만난 문경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 '탈북학생들 엄청 착해요, 무섭지도 안고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한겨레중·고등학교는 교단적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정부, 사회단체들의 통일 정책, 연구에 대한 기대와 역할에 자긍심과 함께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학생들은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달려가 남한의 발전된 모습을 북한에 전파해 고향을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남과 북을 가장 잘 아는 우리 학생들은 지금도 고향의 가족들과 친구들을 그리며 꽃피는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겨레중·고등학교

[2018년 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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