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께서 웃으시면 흐린 마음 밝아지고
님께서 눈물지으면 천지 온통 아득하오
울고 웃는 님이 있어 님만 우러러 보나이다
님의 매 맞으매 기어이 아프며
님의 꾸중 듣는다 기어이 섭다오리까
이 한 몸 바치오니 님이 처분 하오소서
님께서 부르시면 억만리 멀 것 없고
님께서 명하시면 수화(水火)인들 두려우리까
님 온갖 정열 한데 뭉쳐 님만 쫓아가오니
헐벗고 배주림도 님을 위해 참으옵고
뼈앞히 괴로워도 님을 위해 받으오니
어린녀석 가올 길을 가르켜 주오소서.
글-유성열
출처-회보 제40호, 원기22년 12월
님을 향해 진심과 열정에서 우러나는 심경을 표현했다. 고어체 문장을 조금 수정해서 이해를 돕기는 했지만, 부드럽게 하려면 뜻과 의미만 살리고 다 수정해야 하므로 약간만 손봤다.
대종사 생존시에는 그랬다. 모든 제자들의 해바라기였다. 한 말씀 한 법문에 영육쌍전의 수고로움도 모두 잊고 다시 새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임했다. 매를 맞아도 아프지만 아프지 않았고, 꾸중을 들어도 섭섭하지만 잠간 그랬을 뿐이다. 소위 그 모든 것을 법으로 승화시켜갔다.
요즘은 어떤가? 저마다의 견해로 의견이 분분하다. 다양해서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하나의 의견을 도출하는데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 내 지혜가 집단지성의 지혜보다 밝지 않다면 잠시 감추고 더 연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용기를 내지 않는다.
님의 법 받들고자 한다면 때론 나 없는 자리로 돌아가 하나가 되어보자.
/둔산교당
[2018년 10월26일자]
해설 이성심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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