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개교의 동기는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목적 실현을 위한 교법의 대체강령이라 할 수 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에 구체적 방법으로 소태산 대종사는 10인 1단의 단조직을 운영해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으로 단원들을 공부하게 했다. 

실지로 교단 초창기에 일기법을 보면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와 교당내왕시주의사항 6조의 조목을 상시일기로 점검하게 했고, 각 단원들의 일기점검을 교화단을 통해 실행했으며, 이렇게 점검된 정기일기와 상시일기가 법위사정에도 크게 반영됐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초기 교단의 교화단 역할은 단원들의 공부를 상시로 지도·점검하게 하는 기능이 살아 있었고,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실현될 수 있도록 체계화 돼 있어 개교의 동기 목적이 분명하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금도 이 시스템으로 교화단이 운영되고는 있지만, 상시응용주의사항이 개개인의 생활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으며, 또한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이 교당에서 얼마나 제대로 진행되고 있느냐를 평가해 봤을 때 초기 교단의 본의가 제대로 살아있는지 의문이다. 

재가교도는 교당 일요예회 때 교무의 설교한편에 의지한 신앙과 수행이 주가 돼있고, 출가교도들 역시 교화단을 통해 삼학수행을 점검하는 체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교화단을 통해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지도·점검하게 하는 시스템 강화의 문제는 우리교단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라 생각된다. 교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교화단의 본의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원불교의 개교의 동기가 실현될 수 있을까

어떻게 교화단을 통한 단원들 공부의 지도를 체계적으로 살려낼 수 있을지, 교화단을 통한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 점검이 체계화 될 수 있을지를 교단적으로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어떤 정책보다도 우선으로 성공시켜야 할 교단의 현안이다.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지금은 제3대 제3회 말을 마무리하고 제4대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지금 교단은 교화단을 강화해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이라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임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교단의 모든 재가출가 교도들 역시도 교화단과 훈련강화에 함께 힘써야 한다.

현재 교단적으로 교화가 정체돼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교법의 실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많은 교도를 법회에 출석시킨들 그 결과는 이름만 크고 실이 없는 집단이 되고 말 것이다. 

[2018년 10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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