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종경〉에 '훈련'과 관련한 법문이 있다. '지금의 모든 종교는 그 신자들에게 충분한 훈련을 시키지 못하는 관계로 일반적으로 종교인이라 하여 특별한 신용을 받지 못하지마는 그때에는(미래에는) 모든 종교의 교화 사업이 충분히 발달하므로 각 교회의 신자들이 각각 상당한 훈련을 받아 자연히 훈련 없는 보통 사람과는 판이한 인격을 가지게 될 것이요, 관공청이나 사회 방면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는 반드시 종교 신자를 많이 찾게 되리라.'(전망품 26장) 또한 '앞으로는 천하의 인심이 자연히 심전 계발을 원하게 될 것이요, 심전 계발을 원할 때에는 그 전문가인 참다운 종교를 찾게 될 것'(수행품 60장)임을 예견해 훈련(심전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불교 훈련법은 그 효과에 대해서도 '매일 새벽에는 좌선을 하게 하고, 낮과 밤에는 경전, 강연, 회화, 의두, 성리, 일기, 염불 등을 때에 맞추어 하게 하여, 이 여러 가지 과정으로 고루 훈련하나니, 누구든지 이대로 정진한다면 재래의 훈련에 비하여 몇 배 이상의 실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교의품 20장)고 자신하며, 훈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원불교 훈련법에는 공부인에게 정기로 법의 훈련을 받게 하는 정기훈련법과 공부인에게 상시로 수행을 훈련시키기 위한 상시훈련법이 있다. 정기훈련에는 삼학을 병진하는 11개 과목이 정해져 있고, 상시훈련도 또한 삼학을 병진하는 12개조의 주의사항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은 서로 어우러져서 '재세 출세의 공부인'들이 조금도 공부를 떠나지 않도록 한다.

전망품과 교의품 말씀을 두고 볼 때 많은 종교 중에서도 원불교의 역할과 사명이 참으로 크다 하겠다. 참다운 종교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관공청이나 사회 방면에서' 활동하게 한다면, 좋은 세상을 건설하고 사회의 진화에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불교 훈련법이 아무리 뛰어나고 필요성을 요구받고 있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 과연 교도들에게 '훈련 없는 보통 사람과는 판이한 인격을 가지게' 하고 있는가. '재세 출세 공부인'들이 일분일각도 공부를 떠나지 않게 훈련시키고 있는가. 

무엇보다 교도 상시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생활 종교라는 위상에 걸맞게 일상의 삶 속에서 이뤄지는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을 현재 수준보다 훨씬 중요하게 수행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도 단계별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교도 정기훈련도 더욱 '엄정하게' 시행할 순 없을까. 형식적인 훈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11개 훈련과목으로 삼학을 빠짐없이 체험할 수 있게 하고, 꼼꼼하면서 수준 높고 '판이한' 훈련을 구성하여, 치열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교리 수행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 승급 평가를 시행하는 것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그래야 훈련에 정성을 쏟을 수 있고, 그래야 그것을 정녕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자칫 부실한 훈련이 교화 정체를 불러온 또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저어된다. 

/원경고등학교

[2018년 10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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