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새 회상 원불교는 100여 년 전 이 땅에 그 뿌리를 내렸다. 세상은 많이도 달라졌다. 물질 과학문명이 눈부시도록 발전했다. 이를 주도해야할 정신 도덕문명이 성숙되지 않는다면, 우리 인류는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할 것이고, 세상은 상대적 빈곤으로 양극화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원불교가 지향하는 사회와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원불교의 최고 종지(宗旨)는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이다. 일원상의 진리는 진공묘유와 공적영지의 원리요,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자리이다. 조화와 회통, 상생과 평화의 상징이다. 텅비고도 다북찬 우주와 자성의 근본이다. 원불교는 핵심 교리로 사은(四恩)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우주 만물은 모두가 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네 가지 큰 은혜의 총화로 생성되고 존재하며 변화해 간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사은의 은혜를 알아 보응해 나가는 지은보은(知恩報恩)의 세상을 지향해 나간다. 인류는 물론 만생령이 서로서로 상생과 평화를 공유하는 은혜로운 세상 말이다. 

원불교는 또한 평등한 사회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평등 사회를 구현하고자 노력한다. 바로 사요(四要) 실천의 교리이다. 자력양성 지자본위(智者本位)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의 교리로 평등사회를 만들어가는 실천운동이다. 특히 자력양성은 초기교단 교법에서는 남녀권리동일로 표현했었다. 원불교가 기존의 모든 종교에 비해 여권을 신장해 왔던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원기100년이 지난 오늘날 시점에서는 여성 전무출신의 결혼 자유 등 완전한 남녀 동등권을 보장하는 당위성을 확보해야하는 교단적 과제를 안고 있다. 물질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자유 경쟁체제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하에서는 자연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의 수렁과 그림자가 깊어지고 짙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원불교 교리의 사요 실천이다. 

타자녀교육의 발전적 모습은 입양(入養)이라 생각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영유아를 입양해서 친자녀와 같이 양육하고 교육을 시켜 자력을 갖춘 사람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타자녀교육이다. 

공도자숭배는 큰 부호들이 자신의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할 때, 자녀들의 몫은 생활 근거에 그치고, 대부분의 큰 재산을 사회에 희사하는 그런 사람들을 존경하고 기리는 교리이다. 그리된다면, 공공의 자산이 불어나서 사유재산이 없는 사람들이 국가나 사회의 공공자산으로 인한 복지 혜택을 받아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을 영위하며,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가난과 좌절의 질곡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부모와 세상을 원망하며 살다가 지난한 한 생을 마무리해야 하는 지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리 실천은 원불교가 세상을 향해 외치기전에, 교단내부에서부터 먼저 진실하게 실천해 가야 한다. 그래야만, 재가출가 선후진 남녀가 총화가 되고, 세상 사람들에게도 신뢰를 주고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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