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처선방-원불교소태산기념관 신축현장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은 업무동과 종교동으로 신축 중이며, 조망권 좋은 효사정과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 한강변이 인접해 있다.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내년 4월초 준공을 앞둔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매일 쉴 새 없이 골조를 쌓아올리는 공사인부들은 지독히 무더웠던 지난여름도, 또다시 다가올 두 번째 겨울도 그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건축이란 정직한 공정이 필요한 현장이라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정성으로 쌓아올려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을 맡은 최준명 요진건설산업㈜ 회장도 틈틈이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챙기고 세심한 지도를 내린다. 교단 100년 성업의 대불사로 이뤄지는 현장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서울 도심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하 소태산기념관)은 현재 내부 금속 패널작업을 시작한 종교동과 철근과 콘크리트 골조작업이 80%가량 진행된 업무동이 함께 올라가고 있다. 빠르면 11월 중 경관조명과 인테리어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 도심의 공공영성센터이자 문화예술공간으로, 원불교 2세기 세계교화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해 나갈 소태산기념관 신축현장을 10월17일에 찾았다.  

흑석동 안고 세계교화 교두보로
소태산기념관이 신축되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은 2년 새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옛 서울회관이 철거됨과 동시에 흑석동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소태산기념관 길 건너편에는 오래되고 낡은 건물 대신 고층 아파트가 신축되고, 덩달아 비좁던 골목길이 제법 넓게 정비됐다. 서울 시내 전망 좋은 곳으로 알려진 효사정은 시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동작구가 한강변 쪽에 길을 하나 더 냈는데 우연히 그 시작점이 소태산기념관과 맞닿아 있었다. 또 내년부터는 주변 쓰레기하치장과 공터를 철거하고 그곳에 빗물펌프장과 근린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니, 소태산기념관을 중심으로 일대가 흑석동의 한강공원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높다.  

정상덕 집행위원장은 "건축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일들을 다소 경험하게 된다. 이곳은 남한강 사건으로 교단 구성원들의 아픔이 어린 곳이다. 그 아픔을 어루만져 주면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새로운 교화모델로 탄생시켜야 한다. 소태산기념관이라 이름 지은 것도 소태산 대종사를 세상에 알리고 스승의 뜻을 세상과 연결시키고자 함이었다. 그 염원을 매일 기도로 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종교동 외벽을 금속 패널로 덧붙이고 그 위에 일원상을 걸면 소태산기념관은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의 상징적 건물이 된다. 경관조명을 최적화하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주변의 흑석체육센터와 흑석초등학교와도 상생의 인연으로 다져가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다가갈 종교동의 소태산홀과 업무동의 원불교역사문화전시관은 닫혀있던 이전의 원불교가 세상 밖으로 손을 내미는 적극적인 제스처라 할 수 있다. 다만 원불교가 세상에 어떤 문화예술로, 편안한 안식처로, 때로는 진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갈 것인지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 신축, 어디쯤 왔나
원기102년 3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현재 공정률 50%(10월30일 기준)를 달성한 소태산기념관은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으로 이뤄져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동 1-3번지 외 9필지에 건립 중이다. 종교동은 지하 4층 지상 2층 규모이며, 업무동은 지하 4층 지상 10층으로 신축된다. 설계사는 ㈜건정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사는 요진건설산업㈜, 감리는 ㈜전인씨엠건축사사무소와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가 맡고 있다. 인테리어는 ㈜다원디자인, 경관조명은 알토, AV(음향) 및 무대설비는 ㈜디라직 업체가 선정됐다. 인테리어 다원은 소태산기념관을 '빛과 물'이란 콘셉트로 종교동을 중심으로 전체를 감아 도는 명상공간으로 디자인 구상 중이다.   

공사기간은 다소 늦어졌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건축비는 총 600억 원 가운데 백년성업회, 서울교구, 재정산업부의 350억 원 기본금 외에 임대수입과 국고, 성금수입이 확보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의 큰 솥을 형상화한 종교동은 크게 소태산홀과 서울교구청, 한강교당이 들어선다. 둥근 종교동 옥상은 시민들에게 오픈된 공간으로 명상과 소단위 야외 공연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며,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태양광발전도 구상 중이다. 업무동은 임대시설로 지하에 주차장과 각종 기계실, 식당 등이 자리하며, 지상 10층은 원불교역사문화전시관, 근린생활시설과 교육연구시설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소태산기념관은 한강변에 위치해 있어 전망은 뛰어나지만, 지하 4층을 내기 위한 천공작업과 차수벽 작업이 녹록치 않았다. 물길을 막아 건물을 올리다 보니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세밀한 안전장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탓이다. 요진건설산업 조강우 현장소장은 "소태산기념관은 원불교 재가출가의 성금으로 신축되는 건물이라 더욱 정성스럽게 임하고 있다. 소음측정기와 분진망 설치도 주변이웃과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한 노력이다"고 설명했다. 소태산기념관 건축불사 대정진기도와 공사현장점검을 하루 일과의 시작으로 살아가는 정 집행위원장은 '지구촌 시대에 걸맞고 국제교화의 흐름에 부응하는 한울안 도량으로, 대사회불공에 한발 더 나아가는 열린 은혜 도량'으로 거듭날 것을 기도하며 늘 마음속으로 염불을 외며 현장점검을 한다. 

지상 10층 업무동은 11월 초 현재 8층까지 골조가 세워졌다.
10월말 철근골조작업을 마친 종교동 옥상에서 공사인부가 마지막 세심한 점검을 하고 있다.

종교동, 열린 공간 소태산홀 기대
종교동은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에 안정을 주는 빛과 마음의 청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물을 소재로 영성회복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1~2층에 걸쳐 조성될 소태산홀은 벽면에 나무, 돌, 빛과 물 등을 조화시켜 모든 생명이 서로 은적 관계로 윤회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낼 전망이다. 

소태산홀은 원불교 대법회나 공연, 세미나실로 대관이 가능하며 1층 380명 정원이지만 출입문을 오픈해 확장할 경우 580명 수용이 가능하다. 또한 2층까지 확장하면 최대 760명이 수용된다. 소태산홀을 제외한 지상 1층 사무공간에는 교구사무국과 회의실, 한울안신문, 의장단실, 재가단체실, 직원 숙소 등이 들어서고, 지하1층에는 한강교당 대각전(300석)과 선실, 청소년실, 게스트하우스, 교당사무실과 식당 등이 조성된다. 청소년 공간확보를 위해 지하2층에 밴드실도 마련한다니 기대할 만하다. 

향후 과제는 소태산홀이 사회 공공성 기능을 확보하려면 시민들에게 대관이 쉽고 자유로워야 한다. 이 외에 재가단체 사무 공간 확보와 넉넉하지 못한 출가교역자 숙소와 게스트하우스는 풀어야 할 숙제다. 

업무동, 교단 경제에 일조
업무동은 1층 원불교역사문화전시관 외에 9개 층은 임대사업으로 추진된다. 이에 대한 교단적 의견차는 있지만 거시적 안목으로는 임대수입을 창출할 수익구조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이 건축추진위(재정산업부, 와이즈비젼 포함)의 입장이다. 다만 1층에는 원불교문화를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종교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공간 구성이 매우 중요한 디자인 설계로 떠오르게 됐다. 

이곳에 들어설 원불교역사문화체험관은 원불교 소개와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생애, 원불교 사상과 조직 및 교화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할 계획이다. 업무동의 과제는 신축 후 2년 안에 100% 입주를 시키는 것이다. 소태산기념관의 전체 규모는 대지면적 5,928㎡(1,796.4평), 건축면적 3,066.22㎡(929.2평)에 해당한다. 교단 단위 건축물로는 단연 독보적이다. 소태산기념관이 규모에 맞는 시너지를 잘 발현할 수 있도록 교단적 관심이 적극 요청된다. 

[2018년 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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