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평화 문제, 청년 세대 해결 과제
원불교 청년, 작은 일부터 앞장서야

[원불교신문=이승현 교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는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0월21일 통일부에서 주관한 2018 통일문화 기획행사 - '평화, 어느 멋진 날' DMZ투어, '평화의 한걸음'에 참여했다. 평소 익산에서 할 통일운동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통일과 분단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에, 특별히 평화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마침 좋은 기회가 주어졌으니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분단의 현장에 직접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도 교통 중심지인 익산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 용산역에 모여 통일부 관계자들과 미팅을 한 후 DMZ 평화열차에 탑승해 임진강으로 향했다. 임진강역에 도착해 헌병들로부터 신분확인 절차를 밟았다. 군사지역에 들어간 것이 몸소 느껴지면서 평양과 서울의 방향이 나눠진 이정표를 마주하면서 분단으로 인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지역, 그 역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도라산역에 도착해 남북한출입국사무소라는 푯말이 보였다. 그 뒤에 언론에서만 보던 개성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주위는 낯익은 산과 들판이었지만 미지의 땅에 온 느낌이었다. 왜일까. 그저 한반도의 한 부분에 불과했던 그곳이 다른 세상의 땅 같았다. 

한홍구 교수의 강연을 듣고 통일촌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이북 사투리도 간간히 들렸다. 북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당연히 별 특별한 느낌도 없을 것이다. 북한 사람이라 해서 특별한 게 있겠는가. 어투만 다를 뿐 사용하는 언어도, 외모도, 성격도 비슷하다. 평소 미디어를 통해 보는 우리 사회는 외부인에게 그리 관대한 문화는 아니다. 현재의 북한 주민들에게도 그리 관대한 태도는 아니다. 우리는 '지구촌'이라며 온 지구의 사람들을 같은 마을 사람처럼 받아들이고자 하면서도, 과연 통일이 되고 북한과 남한 시민들이 섞여 살 수 있을지 염려가 됐다. 북한 주민들과 공존할 수 있을까? 복잡한 질문을 남긴 채 통일촌을 떠났다.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했던 현장인 제 3땅굴을 향했다. 남침이 준비되던 현장이다. 우리를 공격하려고 했던 집단을 과연 포용하고 공존해야 하는 일이 옳은 것일까.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를 가지고 마지막 코스인 도라산 전망대에 올랐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측 풍경은 TV에서 보던 장면, 산과 들판에 듬성듬성 철조망이 보였다. 그곳은 치열한 전쟁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풍경은 말이 없었다. 전쟁과 평화, 분단과 통일, 이들이 어떻게 우리 삶과 연관되어 있는지 고민했다. 

다시 DMZ평화열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소리 없이 흐르는 임진강을 바라보며 많은 감상이 떠올랐다. 한반도 분단의 현장에서 아직도 냉전적 사고와 당장 눈 앞의 위험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막연한 불안함에 분단을 유지하자는 사람도 있다. 가끔 각종 사건과 발언들을 보면 은연 중 우리 정서와 논리에 배제와 혐오가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특히 요즘 청년세대들에게 불거지는 문제들도 이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과거의 역사를 인정하고 화해하는 것이 과제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청년세대에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인식이 널리 퍼져야 그 위에 평화 정착을 위한 일들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평화만 주창해서도 안 될 것이다. 평화와 우리 삶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숙의가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 추천해주고 함께 동행해준 이리교당 채시언 선배로부터 원불교에서 진행했던 많은 통일 관련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교전에서 나온 법문 이야기들을 통해, 평화의 교리를 배우는 우리 원불교 청년들이 통일과 평화 운동에 작은 일부터 앞장서서 함께 하기를 고대해본다. 

/서이리교당

[2018년 11월2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