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종원 교도] 취업준비라는 혹독한 시련과 고독을 겪고 있는 청년교도들에게 원불교가 어떤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는 쉽지 않는 문제다. 

원불교에서 취업을 원하는 청년교도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를 제공해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연·지연·혈연으로 정당한 경쟁이 아닌 친분에 따라 쉽게 일자리를 주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폐습을 교단에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나 힘든 취업문제에 휩쓸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자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원불교와 멀어지는 것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거나 방관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취업준비로 원불교와 멀어져가는 또래 청년교도들이나 내가 직면해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단에서 어떠한 제도를 만들어 취업준비하는 청년들을 도와주기는 힘들어도 간접적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봤다.

첫 번째는 취업을 준비하고자 하는 청년교도들의 진로와 관련된 멘토를 소개해 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의 상황과 대비되어 괴리감을 불러올 수 있는 멘토들의 특수한 성공담을 들려주자는 게 아니다. 아무런 정보나 지식없이 막연하게만 하루하루 버텨가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그 분야의 멘토들을 연결시켜줌으로써 정말 필요한 정보나 성공적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 공감과 격려, 소통과 비전 등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자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정보에 취약하며 대개 혼자 고민과 걱정에 빠진다. 내 고민이 너무 큰 나머지 공감대가 떨어지는 친구들과 멀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길을 먼저 간 선배들의 조언과 격려가 있다면 그들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동시에 교당과 더욱 가깝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타지역에서 서울에 올라와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교도들에게 교당이나 학사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울에는 많은 학원가가 있고, 본가가 지방인 청년들은 시험공부를 위해 서울에서 원룸이나 고시원, 월세방을 구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취업준비생들이 겪는 또 하나의 고초는 매달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에 있다. 홀로 취업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에 더하여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경제적 문제는 심리적 압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불교 학사가 몇 곳이 있는데, 이 학사를 취업준비생에게도 대학생과 비슷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도감도 얻게 될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다. 경제적 고민도, 정보 문제도, 대화할 상대도 거의 단절된 상태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가끔씩일지라도 그 분야의 멘토들의 상담이 가능해지고, 원불교 학사에서 대학생·청년들이 어우려져 진행되는 일과에 따라 마음공부와 학업을 병행해갈 수 있다면 적어도 초조함과 압박감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다소 줄어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아웃교화단

[2018년 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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