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새등이문화원 초개요가 18년 만에 열렸다. 이성택 원로교무가 참석자들에게 불조절 원리를 설명했다.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새등이문화원이 새 가마 문을 처음으로 열었다. 18년 동안 사용해오던 가마가 낡아 지난 6월에 최현천 교무가 두 달여 작업 끝에 새로 완성한 가마에서 이번에 첫 작품이 탄생했다. 지난달 10월29일 경주 새등이문화원에서는 장작가마에서 첫 도자기를 꺼내는 의식인 초개요(初開窯)가 열려 전국에서 달려온 재가출가 교도들이 숨죽이며 지켜봤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택 원로교무, 김경일 경남교구장 등 재가출가 교도들의 일원상서원문 독경과 함께 간단한 의식이 진행됐다.

이성택 원로교무는 "18년 전 초개요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가마도 생로병사 성주괴공의 이치가 분명하다"며 "무초 최차란 선생이 평생 불을 때며 정립했던 장작가마의 원리와 원칙을 최 교무에게 다 전수해주고 떠났다. 무초 선생과 최 교무의 흙에 대한 철학이 오롯이 담겨있는 자식과도 같은 작품들이다"고 격려했다. 

이어서 최 교무가 가마 문을 열었고 전기 물레 등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손의 힘으로만 빚은 생활용구·다완·차도구 등 수천 점의 작품이 고개를 내밀었다. 균일하게 만들어내는 가스가마와 달리 1300도가 넘는 장작불이 도자기에 닿으면서 자연 그대로의 얼룩과 색이 만들어낸 다양한 작품들이 새로 만든 장작가마에서 성공적으로 탄생됐다. 

3시간에 걸쳐 모든 작품을 꺼낸 최 교무는 "새 가마는 성공확률이 매우 낮아 마음을 졸였는데 대부분의 작품이 손상도 없고 색도 잘 나와 100% 만족한다"고 말해 축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서 "가마가 무너지는 꿈도 꾸는 등 그동안 마음을 많이 졸였다"며 "새 가마는 흙에 수분이 남아있어 온도 조절이 까다로운데 4박5일간 꼼짝 않고 옆에 지켜서 있으면서 불조절에 성공했다"고 새 가마 적응 소감을 밝혔다. 

오래 전부터 작업을 도와온 울산교당 박여진 교도는 "무초 선생님 열반 후 처음으로 가마 문을 여는 날이라 더 마음을 졸였다"며 "교무님 마음이 얼마나 뭉클할지 짐작되고 옆에서 지켜본 사람도 보람을 느낀다. 작가로서의 교무님 고집이 존경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주 새등이문화원은 우리나라 다도발전에 초석을 놓으며 조선 막사발 재현에 일생을 바친 도예가 무초 최차란 선생이 교단에 희사한 곳이다. 

[2018년 1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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