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은심 교도] <정전> 부모은 법문을 받들며 지난 30년을 돌아봤다. 남편의 교통사고로 갑자기 혼자가 된 나는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부산에서 인천, 지금의 군포로 이사했다. 부모은의 도를 다하기 위해 나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았다. 

원불교에 입교해 4종 의무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1년에 한 번 교전 사경하기, 상시일기 작성, 교당의 각종행사 참석하기 등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내 뒤에는 무한한 사은의 은혜가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헤쳐 나갈 수 있는 경계라는 믿음이 생겼다. 나의 이런 신앙생활은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됐고, 집안에 사소한 일이라도 있으면 교무님을 친정 부모처럼 알고 모든 일을 상의했다. 교무님의 지도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6년 전 아들이 일본 유학을 결정할 때에도 나는 교무님과 상의를 했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아이들은 우리 생활에서 교무님과 교당 일이 가장 먼저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몇 년 전, 시어머니의 열반을 당했을 때다. 시댁은 불교를 신앙하는 관계로 시어머니 49재를 절에서 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들이 우리는 매번 함께할 수 없으니 교당에서 원불교식으로 6재까지 올리고 종재 때 가족친지들과 함께하겠다고 의견을 표현했다. 그래서 안양교당에 안치식을 하고 아들은 일본으로 돌아갔다. 내 아들이 마음속에 항상 일원상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니 참으로 든든했다. 

2년 전에는 일본에 있던 아들이 갑자기 집을 옮기게 됐다며 일원상 이안 봉안식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교당 교무님을 모시고 일본으로 건너가 3일간 기도를 해줬다. 그 후로 모든 일이 잘 이뤄졌다. 한번은 아들이 갑자기 자동차 구입을 서두르기에 내키지 않았지만 교무님과 논의한 결과 구입하기로 결정을 하고 사줬더니 자동차 구입 명목으로 매달 생활비를 보내고 있다. 아들은 이렇게 해야 결혼해서도 어머니를 챙길 수 있다며 사양하지 말라고 했다. 아들의 속 깊은 마음을 알고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지금 그 아이들이 장성해서 자식들의 도움을 받고 보니 사은 전에 깊은 감사기도가 올려졌다. 이제는 나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아이들에게 힘을 덜어주는 것임을 알아 매일 유산소운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조석기도, 법문사경, 참회문 천 번 쓰기, 일분 선하기 등을 매일 하고 있다. 교전에 의지해 생활하고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최고의 엄마인 것 같다. 

/안양교당

[2018년 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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