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원기104년도 전무출신 정기인사 이동 시즌에 들어선다. '인사가 만사다'는 말처럼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이지만 이때만 되면 대중의 이목이 '사람'에게 집중된다. 더욱이 올해는 새로운 종법사 탄생으로 대규모 인사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라 그 기대도 크다. 

개인적 소견이긴 하나 교정원 총무부가 제시한 11가지 인사방침에서 다섯 가지 키워드를 뽑아봤다. 교화성장, 지자본위, 청소년교화, 정책인사, 전문성이다. 시대가 갈수록 교단의 인사도 '공의 우선'에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무출신들도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인력풀이 넓으면 좋겠지만 교세확장과는 달리 출가교역자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화성장의 주인공이 돼야 하는 교단의 현실이다. 그래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인사방침에 아쉬운 점이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교화부문 인사공모제가 올해는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지난해 공모제 성적이 좋지 않아 우려하는 바도 컸을 거라 생각된다. 18곳 공모대상 중에 4곳만이 배정돼 상대적으로 기대했던 교당들은 실망이 컸다. 올해는 대규모 인사라서 물리적으로 시행이 어렵다 하더라도, 원의회 인사위원회에서 정식 논의를 거쳐 이미 시행된 정책이라면 중단하기보다는 차후에라도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해 가는 것이 교정원과 현장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특히 인사방침 첫 번째가 교화성장을 목적한다면 그쪽으로 계속 연구되고 실행되고 평가돼야 함이 마땅하다. 어떤 정책이든 처음에는 실패도 있고 리스크도 있을 수 있으나 그에 주저앉아 도전을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이왕에 '공의 우선'에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인사방침이 기울고 있다면 교화부문 인사공모제는 긴 안목을 통해 잘 만들어가야 할 중요정책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할 때 전문인재가 길러지고, 자율과 책임이 증대된다. 더구나 교화부문 인사공모에도 연령이나 성별, 급수에 상관없이 교화성장에 비중을 두고 정책인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현장의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하나, 철새처럼 인사이동 때마다 떠돌아다니는 출가교역자들을 마냥 지켜봐야 하는 재가교역자들을 생각하며 스승님의 말씀을 옮겨본다. 대산종사 말씀하시기를 "개교 반백 년 이후에는 교화를 위주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단의 큰일이요, 준비해야 할 일이니라. 교단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는 출가 교도만으로는 교단을 운영하기가 어려워질 것인바, 전무출신 제도나 거진출진 제도를 다각도로 연구하는 동시에 재가 교도가 교정에 참여하는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니라."(<대산종사법어> 회상편 17장)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2018년 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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