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지연 교도] 몇 해 전 원음방송 기자로 활동하기 이전 원음방송에 교도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필자는 원불교에 다닌 지 얼마 안됐을 무렵 신입 청년교도로 출연했다. 그때 출연했던 프로그램이 'TV 감상담'이었다. 원음방송에서 진행했던 'TV 감상담'은 자신이 어떻게 원불교를 만났고 어떤 연고로 원불교를 신앙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교법공부를 하고 있는지 등 원불교 생활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 교도로써 누구나 자기의 이야기를 얘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때 그 프로그램에 출연자로서 출연했을 땐 너무 긴장한 탓에 카메라 앞에서 새하얗게 질려 뭐라고 떠들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안 난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이 나에게 중요한 교훈이 됐던 건 그때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하던 나의 모습이 기자로 교도님들을 만났을 때 카메라 앞에선 교도님들의 모습과 똑같은 마음이었기에 카메라 앞에선 교도님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또 여유를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카메라라는 것이 아무래도 자신의 표정, 말투, 표현법 등 시각, 청각 모두를 느낄 수 있는 매체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익숙해지기란 전문 방송인들이 아닌 이상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인터뷰를 할 때 카메라가 준비되기 전 교도님들과 친숙한 대화를 나누고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질문할 내용들을 전달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연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드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녹화가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어떤 교도님은 질문과 다른 대답을 해주셨는데, 중간에 끊지 못하고 듣다보니 인터뷰 질문이 많아진 경우도 있었고, 어떤 교도님은 생각지도 못하게 인터뷰 도중 감정이 복받치셔서 눈물을 보이시는 경우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교도님들의 그런 진지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이 모여 원음방송의 다양한 콘텐츠가 완성되었던 것 같다. 

사실 기자가 된 지 얼마 안됐을 때는 촬영하러 가는 길도 긴장하고 인터뷰를 위해 교도님들과 대화하는 순간에도 참 많은 긴장을 했었다. 내가 직접 카메라에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기자라는 직무가 적응되기까지 여러 달의 시간이 걸렸었다. 그리고 초반에는 카메라에 교도님의 인터뷰가 제대로 담기지 못해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여러 번 했던 실수도 있었고, 인터뷰를 너무 길게 해주시는 교도님 앞에서 속으로 얼른 끝내셨으면 하는 부끄러운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시간들이 모여 필자 또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아마 기자였기 때문에 교도님들의 사는 이야기, 가족 자랑, 공부담 등 수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다고 여겨진다. 

취재 현장를 다니면서 인터뷰한 교도님들의 이야기가 TV방송이라는 매체를 타고 전달되었을 때 내가 현장에서 느꼈던 교도님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잘 전달되길 바랐었고, 교도님들의 이야기들을 마음으로 공감하면서 긍정적인 공감대가 생기길 바랐었다. 이제는 더 이상 현장을 다니는 기자는 아니지만, 그때의 필자를 기억해주시는 교도님들을 만나면 여전히 응원해주시는 모습에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

/강남교당

[2018년 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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