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인문학연구소 집중워크숍
'임운자재, 선사의 생명상태'

13년 동안 티베트에서 폐관수련을 한 피터 산도르 선사가 '임운자재'를 주제로 설법하고 있다.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가 '임운자재, 선사의 생명상태' 라는 주제로 7일 마음인문학 집중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초청된 피터 산도르(Peter Sandor, 헝가리) 교수는 현재 중국 북경대학교 종교철학연구회 학술고문이자 티벳 등지에서 오랜 수행을 닦아 깨달음을 나누는 선사(禪師)로도 활동하고 있다.

마음인문학연구소 고시용(법명 원국) 소장은 환영사에서 "13년동안 티벳에서 폐관수련을 해온 피터 산도르 선사가 귀한 시간 내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린다"며 "오늘 주제는 모든 것이 스스로 움직인다는 '임운자재'로 모든 것을 그대로 흐름에 맡기고 일체 사량분별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오늘 피터 선사가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체험한 내용과 이론들에 대한 설명과 실습을 통해 여러분들의 선에 대한 지견이 한차원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의와 실습에 나선 피터 선사는 "불립문자라는 말이 있듯이 여러분들이 제 말을 못알아 듣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며 "선이라는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지금 여러분들에게 모두 다 있으며 이미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1990년대 중국에 중의학을 배우러 왔다가 티벳까지 수행을 떠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 그는 "그곳에서 만난 스승님께 오랜 문답감정과 수행을 통해 내 마음이 '오는 것을 막지 않고, 가는 것을 잡지 않는 경지'까지 체험하게 됐다"며 "이후 십여년 지속된 수행에서도 이러한 깨달음을 일관했으며 여러 선사들이 말하는 바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얼마나 정확하고 바르게 수행할 것인가를 경계했다. 오히려 다양한 수행을 통한 시행착오야말로 궁극적 보리심으로 연결될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우리가 진정한 깨달음을 맛보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한낱 가설에 불과하지만, 이 가설이야말로 굉장한 가치가 있다"며 "가설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니고 이것이 보리심으로 변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좌선 또한 마음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의 기회일 뿐이라 일축한다.

그는 "좌선을 할 때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좌선만 하라. 좌선이란 뭔가 해야되고 하지 말아야되고 하는 게 아니라 다만 열어두는 가능성 자체다"며 "불법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좌선에서 행하는 자세도 우리 마음을 고요하도록 돕는 행위일뿐이지 본성을 깨우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수행 본질을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좌선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다리가 아프거나 몸이 불편해 갈등을 느낀다면 이것을 굳이 노력해서 극복할 필요가 없다"고 일갈했다.

한편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집중워크숍은 국내외 석학들과 명사들을 초청해 심도있는 인문학 강의와 다양한 체험을 나누는 자리로 마음인문학 연구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지역사회에 보다 수준 높은 인문학 강좌를 제공해오고 있다.

[2018년 1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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