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소태산 대종사 대중을 통솔함에 엄하게 경계하는 네 가지가 있었다. 

첫째, 공물(公物)을 사유로 내는 것을 경계했다. 얼마 전 전 해병대 사령관이 재직 당시 서울에 있는 사령관 공관을 딸 신혼집으로 이용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 뉴스에 보도가 됐다. 또 대한항공 회장의 딸이 해외쇼핑을 하고 물건을 국내로 밀반입하기 위해 계열사 직원들이 몇 년간 총동원 되다시피 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공물을 다루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자칫하면 그것이 내 것인 양 착각하기 쉽다. 교단과 교당의 물건도 마찬가지다. 대종사는 총부부근에 사는 제자가 교중의 땔나무 등 소소한 물건을 사가로 가져가자, "대중의 정성으로 된 공중의 물건을 사사로 소유하면 우연한 재앙이 미칠 뿐 아니라 몇 배 이상의 손실을 보리라"고 경계했다. 그러기에 대종사는 엄하게 경계한 것이다.  

둘째는 출가인이 사가에 오래 머물거나 사사(私事)를 경영하는 것이다. 원기28년 총부임원회에서 결의된 내용 중, '임원의 사가 왕래는 연 1회를 원칙으로 하되 대처자(결혼한 이)는 연 2회 정도로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지해원이 출가한 지 11년이 되어 사가에 다녀오고자 하니 정산종사는 "3일 동안에 다녀오라" 하고, 이듬해에 다시 청하니 "1주일 동안에 다녀오라" 하고, 그 이듬해에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형편대로 하라"고 해 사가에 어려운 일들을 무사히 해결하게 했다. 

시대가 바뀌어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할지라도, 교단과 회상과 하나가 되고자 출가한 정신은 남녀를 막론하고 변치 않도록 새겨야 할 것이다.

이은석이 사가(私家) 경제를 위해 정미소 하나를 경영하고자 했을 때 정산종사는 "전무출신이 사리를 도모하여 영업을 하면 처음에는 성공하다가도 필경 실패하고, 공사를 위하여 영업을 하면 처음에는 어려워도 필경 성공하더라. 공중에서 얻은 신용과 배경을 이용하여 경영하는 사사기업은 공사를 위하여 상당한 보답이 있어야 길이 창성하는 것이다"고 지도했다.

셋째는, 자기의 안일(安逸)을 도모해 공중사에 협력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교단의 창립정신은 사무여한, 이소성대, 그리고 일심합력이다. 창립 100여 년이 된 교단이 오늘날 이렇게까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교단 초창기부터 한마음이 되어 합력한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산종사는 아무리 탁한 못의 물이라도 한줄기 솟아나는 원천만 있다면 그 못의 물이 자연히 맑아지는 것과 같이, 아무리 혼탁한 세상일지라도 시방세계를 정화하는 수행자들이 있다면 세상은 새로워질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안일과 향락만을 위주 하는 세상을, 몸소 근로하고 수도하는 세상으로 돌리자'라고 당부했다.

넷째는, 삼학병진을 하지 않고 정정(定靜)만으로 신통을 원하는 것이다. 선을 통해 어떤 신기한 자취를 경험하면 큰 도를 얻은 것처럼 생각하여, 그것만 추구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대종사가 엄하게 경계한 것은 그만큼 대중이 쉽게 범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뜻을 잘 알아 이상 네 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각자의 마음에 대조해보자.

/미주총부법인

[2018년 11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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