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최고 고려불화 재현
전주박물관서 5일간 공개전시

범해 김범수 교수팀이 재현한 '수월관음도'는 기존작들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 (245.2㎝×429.5㎝)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범해 김범수 교수(법명 응규·원광대 문화재보존수복연구소장)팀이 2년8개월간 재현해낸 세계 최대·최고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최초로 공개돼 10일부터 닷새간 전시됐다.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회화문화재보존수복학과 석·박사 동문으로 구성된 문화재 보존수복회가 개최한 '문화재 재현의 방법과 모색전'에 김 교수가 제자들을 위해 흔쾌히 참여한 것이다. 

김 교수팀이 재현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원본은 일본 큐슈 가라가쓰시 가가미진자(鏡神社)에 소장돼 있는 현존하는 고려불화 중 화면(245.2㎝×429.5㎝)이 가장 크고 화격이 뛰어나다. 또한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숭고하고 가장 우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감각을 잃지 않아 주목을 받아온 명작이다.

김 교수는 "작품 안에 고려인들의 정신과 삶이 담겨있다. 그림 한 점을 그리더라도 시중(時中)을 잃지 않고 정성을 다해 세계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선조들의 뜻이 살아있다"고 짚었다. 세계 최고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이번 재현작에서 구현해 내고자 한 김 교수는 "완성하고 보니 나한이 된 듯 굉장히 뿌듯했다. 고려인들의 강인한 정신을 이었다"고 소득을 전했다.   

'수월관음도'의 제작연대는 고려 충선왕 2년(1310년)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작품이나, 1359년 왜구에 의해 약탈됐다. 김 교수는 이번 재현에 대해 "문화재는 한 민족이나 국가의 존재 의미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문화란 끊임없이 축적해 온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수많은 기반 위에 종이 한 장 올려놓는 것 자체가 발전이라 할 수 있다"면서 "특히 문화재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열화 되고 소멸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보존수복분야의 끊임없는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김 교수팀의 재현작 '수월관음도'는 그간의 재현작보다도 원본에 충실한 조형과 미감, 재료와 기법 나아가 그 정신성까지 여법하게 표현해 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재 재현의 방법과 모색전에 전시된 범해 화백의 행려풍속도 후원유연. (80.5㎝×44.6㎝)

[2018년 11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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