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12월의 첫날 1일은 원불교 명절대재(名節大齋)를 모시는 날이다. 교화 현장인 교당은 혹 지방 형편에 따라 정례일(12월 1일) 전후의 가까운 예회일 등 적의한 일자에 거행할 수 있다고 <예전>에 밝히고 있으나, 교단의 심장부인 중앙총부는 12월1일 당일에 항상 모시고 있다. 원기103년 중앙총부 명절대재는 오전 10시에 개교 반백년기념관에서 대중이 만장한 가운데 장엄하게 모셔졌다. 

대재는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 이하 본교의 모든 조상을 길이 추모하여 정례로 합동 향례를 올리는 것이니, 이는 곧 추원 보본(追遠報本)의 예를 실행하는 바로서 해마다 두 번 행례하되, 6월1일 육일대재와 12월1일 명절대재를 모신다. 육일대재는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의 열반일을 기해서 모시는 재이며, 명절대재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모시는 재이다. 육일대재 후에는 대종사 추모 법회를 개최하여 추원 보본의 의의를 더욱 드러내고, 명절대재 후에는 열위 선영의 추모 법회나 공동 명절 행사 등을 개최하여 추모의 정성과 교도 상호간의 친목 화합을 더욱 도탑게 할 것을 <예전>에 명시하고 있다. 

원기103년, 금년도 중앙총부 명절대재는 새로움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새로움은 대종사전 고축문을 전산 김주원 새 종법사가 낭독한 점이다. 경산 장응철 종법사에 이어 12년만에 새 종법사가 불단에 올라 대종사전 고축문을 읽은 것이다. 사람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새롭다. 외모 등 위의도 다르지만, 음성도 초성도 다르다. 분위기도 다르고 풍기는 모든 것이 다르다. 다름은 바로 새로움이다. 따라서 다름을 지켜보는 재가출가 대중들의 기분도 다르다. 이제 대중은 교단의 최고 리드자가 바뀌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전임자도 최선을 다해왔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중앙총부 의식 집행은 보다 좀더 새로워져야 하고 사회자의 말 한마디, 등장인물들의 행동거지 하나라도 더 세련이 되어져야 하고 깊이와 무게가 더해져야 한다. 성명종 예감의 봉청(奉請)과 독경은 가히 수준급이라 칭송하고 싶다. 타고난 음성 등 천품도 있지만, 얼마나 많은 세월 경문을 읽고 수행을 닦았으면, 저처럼 맛깔스럽고 깊이가 있는 봉청과 독경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한다. 

고축문을 낭독하는 데 있어서도, 한 사람만 불단에 올라 보다 더 정중하고 추모의 간절함을 담아 축문을 읽었으면 좋겠다. 교육, 복지, 문화, 산업 등 각 기관에서 여러 사람이 올라가서 대표 한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읽을 바에는 대표 한 사람이 불단에 올라 축문을 읽는 것이 번다하지 않고 대중의 집중도를 높이고 대재 분위기를 숙연하게 하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대종사전 고축문 역시 종법사 한 분이 대종사 성령전에 무릎을 꿇고 축문을 읽는다면, 최고 리드자에 대한 대중의 존숭과 대재 추모 분위기의 깊이를 훨씬 더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육일대재와 명절대재가 소태산 대종사 이하 선진들의 교단 창업의 공과 얼을 기리고 추모하는 향례인 만큼, 우리 후진들이 그 준비와 집례에 있어서 더더욱 예를 다하고 공경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년 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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