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왔던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12월이 되면 기울어가는 한 해의 석양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원기103년은 유독 '말(言)'로 인해 울고 웃는 사건이 많았다. 올해 10대 이슈로 뽑힌 #미투운동과 70대 경비원 폭행사건, 갑의 횡포에 대한 사례들도 매일같이 사회적 이슈로 거론됐다. 6매 분량을 쓸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빌어 이번 주는 '말'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등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민간에 전해오는 무수한 속담과 격언들을 통해 말의 중요성과 조심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2015년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서울시민 1100여 명 대상으로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조사했다. 1위는 '사랑한다'로 18.5%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올해 '알바몬'이 전국 대학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으로 평소 '가장 하기 힘든 말' 1위로 '사랑한다(41.3%)'가 뽑혔다. 가장 듣고 싶은 말로 뽑힌 '사랑한다'가 가장 하기 힘든 말이라는 결과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처럼 가족과 친지, 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힘들어진 현 시점에서 원불교100주년기념으로 전개된 '감사잘함' 유무념운동은 획기적이고 따뜻했다. 

'원불교100년 낙원공동체의 공동유무념'라는 별칭이 붙은 생활 속 캠페인 감사잘함은 '감사해요, 사랑해요, 잘했어요, 함께해요'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가 주변인에게 가장 듣고 싶은 네 마디 말이 담겨있다. 

작은 일, 존재 자체에도 감사하는 마음 '감사해요',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 등 모든 관계 속에서 가장 설레는 말 '사랑해요', 희망과 긍정, 용기와 에너지를 전하는 칭찬의 소리 '잘했어요', 공동체로서 함께 살아가는 '함께해요'. 

감사잘함을 실천해 온 교도들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감사한 마음이 드는 사람 모두를 불공하게 한다. 이것은 긍정적 불공활동이 됐다"고 효과를 밝혔다. 주변인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건네는 연말이 되니 '감사잘함' 네 가지 말이 가진 힘을 더욱 크게 깨닫는다. 

말 속에 들어있는 에너지와 감정은 고스란히 상대방에 전해진다. 나 자신, 가까운 인연에 긍정의 말, 은혜의 말을 건네는 것, 원기103년을 마무리하며 '감사잘함' 유무념운동을 얼마나 실천해 왔는지 스스로 점검해보자.

[2018년 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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