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의 제목처럼, 칭찬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어른이든 아이든,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책망이나 꾸지람은 웬만하면 피하고자 하기에, 적절한 상과 벌은, 타력을 통해 누구에게나 갊아 있는 천심(天心), 불심(佛心)을 기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제자들에게 상과 벌을 어떻게 내렸을까? 

대종사가 대중에게 상벌을 시행할 때에는 그 근기에 따라 다섯 가지 다른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랐다. 그 첫째는, 모든 것을 다 잘하므로 따로이 상벌을 쓰지 아니하는 근기이다. 둘째는, 다 잘하는 가운데 혹 잘못이 있으므로 상은 놓고 벌만 내리시는 근기이다. 셋째는, 잘하는 것도 많고 잘못하는 것도 많으므로 상벌을 겸용하시는 근기이다. 넷째는, 잘못하는 것이 많지만, 혹 잘하는 것도 있으므로, 잘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찾아서 그 마음을 살려내기 위해 벌은 놓고 상만 내리시는 근기이다. 다섯째는 모든 것을 다 잘못하므로 상벌을 놓고 당분간 관망하시는 근기이다. 

이렇게 나타난 행위만 보고 상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근기를 통찰하여, 그에 맞게 맞춤형 상벌을 내렸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두를 불보살의 정금미옥(精金美玉)으로 만들고자 한 대종사의 자비심을 느낄 수 있다. 

한 제자 지방교무로 처음 부임할 때에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내가 그동안 너를 다른 사람같이 특별히 자주 챙겨주지 못하고 그대로 둔 감이 있는데 혹 섭섭한 마음이 없었느냐. 대개 토질이 나쁘고 잡초가 많은 밭에는 손이 자주 가야만 곡식을 많이 거둘 수 있으니, 그렇지 아니한 밭에는 수고를 들이지 아니하여도 수확을 얻기가 어렵지 아니한 것 같이, 사람도 자주 불러서 타일러야 할 사람도 있고, 몇 번 타이르지 아니하여도 좋을 사람이 있어서 그러한 것이니 행여 섭섭한 마음을 두지 말라"고 했다.(교단품 21장) 그 제자는 따로이 상벌이 필요 없는 첫 번째 근기였을 것이다. 

송도성이 신문을 애독하여 신문을 받으면 보던 사무라도 그치고 읽으며,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기사의 제목이라도 본 후에야 안심하고 사무에 착수하는 것을 보신 대종사, 하루는 이를 경계하여 말씀했다. "네가 소소한 신문 하나 보는 데에 그와 같이 빼앗기니 다른 일에도 혹 그러할까 근심되노라."(수행품 20장) 아끼는 제자를 정금미옥으로 다듬고자, 다 잘하는 가운데 한 가지를 지적한 것이리라. 

그러나 상이냐 벌이냐 하는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사랑하는 관계와 신뢰일 것이다. 스승이 나에게 '신문 보는데 정신 뺏기지 말라'고 했다면, '그깟 신문하나 보는 것 가지고 지적질한다'며 섭섭해하지 않으리라 자신할 수 있는가?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사랑과 자비심 없이 책망과 질책만 하는 경우를 조심해야할 것이다. 대산종사는 '상을 줄 때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주어야 하며, 벌은 항상 적게 주고, 상을 많이 주어야 인재가 잘 자라고 많이 배출 된다고 하였다. 모름지기 상과 벌의 목적은 상대의 불심(佛心)을 살려 불보살을 만드는데 있는 것이다.

/미주총부법인

[2018년 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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