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대종 교무] 여의도교당에 발령을 받은 후 일년이 지나서 청년교화를 담당하게 됐다. 서울에 있을 때 다양한 교화를 경험해보면 좋다는 교감교무와 보좌교무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 교화를 시작할 때의 그 설렘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현장 교화를 해보며 정말 다양한 상황을 겪었다. 그 상황을 하나하나 넘겨가며 느낀 점은 결국 나의 삼대력과 불공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말 한마디, 사소하다고 생각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서 교화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뼈가 저리도록 깨닫게 된 것이다.

교화를 경험하며 또 하나 크게 느낀 점은 '욕심으로 교화해선 안 되겠구나'였다. 짧고 다양한 이벤트로 사람 모으기는 쉬울지 몰라도, 그들을 교당에 정착시키는 일은 적지 않는 힘이 들었다. 

한 사람, 두 사람 주변에서 소개를 받아 한두 번은 법회를 보게 할 수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교당에 마음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일은 또 다른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과정들 역시 결국은 시간이 필요한 일임을 알게 됐다.

지금 교당에 꾸준히 나오는 청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느끼게 된 것은 이 청년들이 교당에 잘 정착하도록까지는 수많은 교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 과정을 묵묵히 감내하는 것이 교화자의 숙명이 아닌가 싶다. 

법회 준비를 마치고 청년들에게 연락하고 기다리는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을 많이 되돌아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공부심을 다시 잘 챙겨야 함을 느끼는 과정의 연속이다. 학부시절 스승님은 "교화가 가장 큰 공부가 된다"고 말씀하셨다. 

교화에 있어서 분명한 목적의식과 방향도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됐다. 처음 시작한 교화라 이 부분이 약했던 것이 매우 아쉽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상황에 직면하다 보니 여기저기 휩쓸리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처음 생각한 방향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교무가 방향을 잃고 여기저기 휩쓸리니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밖에. 물론 일을 하다보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교화의 과정 속에서 어떤 일이 생기고, 어떻게 해결하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청년교화 경험이지만 많은 것을 느낀다. 스스로에게 늘 다짐하는 생각이 있다. '교화상황의 어려움을 자신의 성숙할 기회로 삼을지언정 남을 원망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생각이다. 

내가 부족했기에 교화가 더딜 뿐, 대종사의 교법은 틀림이 없으니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간 교화의 꽃을 활짝 피우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의도교당

[2018년 12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