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영도 교무] 희망은 인고와 함께 하는 것임을 이곳 오스틴 교화현장에서 새삼 실감한다. 봄날 씨앗을 준비하는 수고 속에 가을의 결실을 기대하듯, 기다림과 고민, 후회와 반조, 다시금 준비 속에서 희망의 무게가 제법 단단해진다. 희망은 끝이 아니고 과정이자 미래의 초석이 된다. 그리고 그 초석들이 교단의 역사가 된다. 

오스틴에서 6년, 제법 긴 시간인 듯하지만, 교화 준비기로는 여전히 하루하루가 시작과 같은 긴장이다. 그러나 이제 제법 여유도 있다. 교당은 두어 평 남짓한 작은 법당이 아니라, 46.28㎡(14평)의 법당에서 몇 사람이 동선(Moving Meditation)을 해도 무리가 없다. 물론, 한 평의 법당인들, 100평의 법당인들 그 무엇이 구별이 있을까? 근본 자리에 바탕한 심법으로 현실을 바라보며 마음의 모습을 살핀다. 그러면서도 사명감에 좀 더 변화된 환경을 모색하고자 할 수 있는 교화의 방법을 열심히 찾고 있다. 

개척 초기에 좋은 계기가 있었다. 해외교화 지원사업에 대한 응모의 기회였다. 단기·중기·장기 교화 계획을 자세히 정리할 수 있었다. 지금의 오스틴을 보면, 그 교화 계획이 현실에 맞게 조정됐고, 시일의 차이는 있어도 다행히 많은 부분이 진행됐다. 성과를 논하기는 아직 어렵다. 희망이나 미래의 계획을 현실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꿈, 이것을 이상이라 한다면 외면하지 않는다. 마음은 이상을 향하고, 몸은 현실에서 생각과 노력으로 현실의 불국토를 만들 소임으로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오스틴의 미주교화 키워드로 지역교화, 문화콘텐츠, 미주교화협력, 생활의 자립이 정리됐다. 

먼저, 지역교화로써 교당의 역할을 4가지 방향으로 살폈다. 누구나 올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문화콘텐츠가 함께하는 곳(Public), 교류할 수 있는 환경(Community),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공간(Continuing Education), 영성을 맑히고 밝히는 법당(Sanctuary)이 그것이다. 

문화콘텐츠 부분에서는 교화기반 조성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인쇄, 출판, 디자인 업무를 위한 원미디어(Won Media)와 온라인 플랫폼(www.wonmediabook.com)을 시작했다. 부족한 그대로, 아쉬움 그대로를 위안으로 묵묵히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원불교 도서와 일부 물품을 소개하는 지금의 모습에서 멈추지 않고, 이 공간을 기반으로 미주지역 교도들의 문화콘텐츠, 한국의 원불교 기관이나 교도들이 가진 문화콘텐츠를 소개하는 장 등으로 넓혀지기를 바란다. 

미주교화 협력은,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가능한 범위까지 최대한 협력한다는 표준으로 임한다. 현재,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원불교 도서 등을 소개하고, 인쇄, 디자인 분야를 통한 협력과 북미지역 교도증 발급, 원불교 도서 출판, 뉴스레터 <미주원불교> 제작에 협력하고 있다. 

생활자립은 교화·교육·자선(복지)의 삼대 사업이 미주에 적절히 융화되고 자리 잡아나가는데 적지 않는 역할을 한다. 생활자립은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수행·교화·생활공동체 형성에도 중요하다. 그러나 생활자립이 교화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종교본연의 의례와 마음공부, 신앙 등에 뿌리하면서 생활종교로써 과학을 잘 선용하도록 표준삼는 법을 고민한다. 현재 몇 가지 생활자립 모델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2019년, 2020년은 현재의 교당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현지인법회, 한인법회가 자리 잡히고, 현지인 교도들의 득도식이 열리는 날을 기대한다. 그 날은 꼭, 따뜻한 차 한 잔을 뒤뜰에서 자연과 나누겠다. 원미디어는 시설이 보완되어 현지인 대상의 마케팅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자체 출판된 원불교도서의 주문생산시스템(POD출판)이 구축되고, 1년에 한두 권의 도서가 출판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POD출판 시스템은 미주지역에 교단의 신문이나 월간지를 관련 기관과 협의 아래 미주지역에 맞게 변화를 주어 제작하고 보급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마음공부(Mind Study)를 주제로 정기간행물 역시 제작을 구상하고 있다. 

원헬스앤라이프(Won Health and Life)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해 건강과 음식, 생활을 주제로 한 문화콘텐츠 양성과 이를 연계로 교단의 경제 활동에 대해서도 연마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염원한 일원의 세계라는 큰 수레바퀴에 만에 일이라도 역할이 되는 작은 수레 하나를 돌리는 오스틴의 원불교가 되길 바란다. 

성원해준 재가출가 교도들과 한국 사가의 어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오스틴교당

[2018년 12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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