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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 중 사람이 된 이상에는
사생 중 사람이 된 이상에는
  • 허성혜 교도
  • 승인 2018.12.18
  • 호수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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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병 치유할 수 있도록 힘을 기르는 공부 중요
교리공부에 공들이는 한 해 되기를 다짐

[원불교신문=허성혜 교도] 부산교당에서는 매년 신정절 때에 법문 한구절씩 적힌 행동강령을 뽑는다. 지난해에는 '특신급 6조 두 사람이 아울러 말하지 말며'를 뽑았었다.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고 시시때때로 보았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얘기하거나 의논하는 자리, 회사에서 회의하는 자리, 특히 서로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에는 더욱이 생각이 났었다. 원래 급히 먼저 얘기하거나 아울러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주의하며 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말끝에 겹치게 말하는 듯하는 모습도 발견하게 됐고,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남의 의견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행동 강령을 하나씩 뽑았다. 작년의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뀐 강렬한 색지를 보고 작년에 행동강령을 따라 좋은 경험을 했던 나는 "아, 이번에는 어떤 행동강령을 뽑게 될까"라는 기대를 했다. 

솔성요론 3조 '사생 중 사람이 된 이상에는 배우기를 좋아할 것이요'를 뽑게 됐다. 그리고 어떠한 배움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어떤 것을 배워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컴퓨터 활용, 베이킹, 목공, 요리, 동영상 편집 등 많은 것을 생각했지만 쉽사리 결정 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마음의 짐이 되어 시간만 흐르다 좋은 기회로 평생 교육원에서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게 됐다. 생각했던 것 보다 기초 서예에 많은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조용히 집중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올해 배움의 목표를 이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수입해 오던 원료가 갑자기 한동안 납품을 해줄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국내 원료를 찾아 생산을 진행했던 일이 있었다. 급하게 진행되는 합성에서 마지막단계에 착오가 생겨 대량의 부적합품이 생기게 됐다. 그것을 그대로 폐기해야 될까 봐 마음이 너무 불안했었고, 그렇게 초초한 마음이 생기다보니 평생교육원 수업도 나가지 않았다. 다음날, 차근차근 원인 분석과 조치할 사항을 생각하고 재작업을 통하여 폐기 처분이 될 수도 있었던 제품이 적합품으로 바뀌었다. 

그때 내가 뽑은 솔성요론 3조 '사생 중 사람이 된 이상에는 배우기를 좋아할 것이요'의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생명을 받아 태어나는 여러 길 중에서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났다면 배우기를 좋아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이라는 뜻이다. 

옛 성인 중 공자도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씀을 남겼다. 그만큼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는 지각의 생명체로서 가치가 있음을 말씀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솔성요론 3조를 받고서 드는 감상이 있다. 

배움이란 것도 마냥 직접 어디를 다니거나 무언가를 꼭 배워야 한다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먼저 알고, 경계를 알아 챌 수 있고, 마음병을 치유 할 수 있게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그 후, 미흡하지만 법문사경을 시작했고, 조석심고를 하려고 알람도 맞췄다. 사경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참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게 원불교 법인 듯하다. 소태산 대종사도 한 생각을 얻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 방법을 행했고, 지각이 트이고 영문이 열리게 된 후로는 매시, 매일 단위로 마음이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 변동이 있었다. 

혜문이 열렸다 닫혔다 할 때는 못할 일 없이 자신이 있다가도 앞길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걱정이 새로 나며 의심도 나더니, 마침내 변동이 없어지고 혜문이 한결같이 열려 있었다고 했다. 

나는 과연 어느 만큼의 공부를 하고 배움을 얻어야 가능 할까, 혜문이 열렸다 닫혔다 해도 좋으니 대종사님의 털끝만큼 이라도 따라가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행해야겠다. 원기104년의 목표는 교리공부 하기를 좋아하고 공을 들여야겠다.

/부산교당

[2018년 1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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