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연말이면 인사이야기가 화제고, 그 중에는 교화현장에 부직자들이 부족하다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출가자 감소의 원인이 가장 크겠지만, 교화현장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며, 출퇴근이 보장된 기관 근무지를 선호해 그곳으로 이동하고 싶어 하는 부직자들이 적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그들은 왜 교화현장에서의 생활을 어려워하는가. 

3급~5급 부·보좌교무들 30명 대상으로 무엇이 어려운지, 왜 기관근무를 원하는지 전화인터뷰를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주임교무와 함께 살고 싶지 않아서다. 각각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종합해본 결과 공통된 의견이 모아졌다. 부직자들에게는 자유로운 삶이 원만치 않다는 것이다. 

쉽게 한 예를 들자면,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다. 한 공간에서 동거 아닌 동거를 하면서 24시간을 통제 받고, 모든 일이 주임교무의 스케줄에 맞춰져 진행되기에 늘 대기상태다. 특정 업무에 보좌를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이들은, 청소년 교화를 위한 투자시간 등은 주임교무의 보좌 업무 후 각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다. 사소한 개인 심부름부터 공적인 업무까지 2교대 없이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함께 있는 공간부터가 부담이다. 

교화활동에 있어서도 주임의 보좌와 교당행정·운영에 더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이들은 교화직에 근무하는 교무가 아니라 행정전문직의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교화현장이 재미가 없다. 또한 모든 권한이 주임교무에게만 있기에 부직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허락 받아야 한다. 청소년 교화에 필요한 운영비용도 시간도, 교당 교화위원회의 결정이 아닌 주임교무의 승인을 얻어야 하므로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항상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주임교무들은 부직자를 교화의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서역할을 도맡아야 하는 아랫사람이다. 전무출신이 무슨 그런 당연한 삶을 문제가 되는 것처럼 말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임교무는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것을 진행하면서, 그렇지 못한 부직자는 과연 상대적 박탈감이 없을까. 특히나 수평적 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 수직적 구조를 못 견뎌하는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것이 진정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같은 삶을 적게는 15년, 많게는 20년 가까이 살며 젊은 열정을 보내야 하는 현재 4급 교무들. 때문에 부직자들의 꿈은 단독발령이다. 

모두의 이야기는 아닐지 몰라도 대다수의 이야기다. 일방적인 부직자들의 대변이라고, 주임교무들의 고충을 아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많은 부직자들이 교화현장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다. 

[2018년 1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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