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은경 교무] 13년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새해의 트렌드와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코리아 트렌드 2019'의 첫머리는 엘빈 토플러의 "변화란 단지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삶 자체다"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자고 일어나면 다른 양상을 띠는 변화의 시대이고, 우리에게 변화라는 것은 애써 익숙해진 관행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변화의 트렌드나 자신의 변화방향을 정확히 알고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임 종법사인 전산종법사는 취임 시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라는 법문을 통해 우리 공부인의 지향점을 다시 강조해 주셨습니다. 사실 원불교에서 새롭게라는 단어는 생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 아침 기도로써 또 경계마다 마음공부로써 새 마음 새 몸 새 생활로 새 사람이 되기 위해 거듭나고 변화하며 살아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소태산 대종사는 새롭게 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원의 진리는 은과 현, 변과 불변의 진리로써 우주와 인간사의 모든 일들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이 바로 '새롭게'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거짓되고 욕심에 끌려 사는 나와, 권위와 세속화된 교단이 새롭게 변해야 하며, 세계를 변화시키지 않고는 바른 공부인, 개벽인이라고 하지 못한다는 말씀으로 말입니다. 

정신개벽이라는 것과 공부인이 별개가 아니라 생활화된 불법을 시시때때로 어느 곳에서라도 실현해 일상을 낙원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정기와 상시의 훈련법으로 말입니다. 그렇기에 '새롭다'라는 표현은 소태산 대종사의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하신 개교표어를 간결하면서도 집약적으로 나타낸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나를, 교단을, 세계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 어떠한 변화의 실천이 필요할까요? 소태산 대종사는 불법을 무상대도라 천명하고 이 불법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어느 한편에만 고착되어 활용되는 법이 아닌 언제·어디서나·누구나가 다 실행할 수 있는 법이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전산종법사도 '나를 새롭게' 라고 강조해 주신 것은 마음공부로 새로워진 내 모습이 일어나고 잠자는 일상의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매년 전무출신 훈련을 위해 찾는 중앙 중도훈련원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글이 있습니다. "오늘도 나를 놓고 내일도 나를 놓고, 오늘도 나를 찾고 내일도 나를 찾자"는 성산 성정철 종사께서 직접 쓰신 글인데 이를 대할 때마다 스승님의 정갈하고도 엄하셨던 모습을 뵙는 듯합니다. 

우리는 이제 보편화된 마음공부를 통해서 매시 매사에 나를 비우는 공부를 하고 있고, 매시 매사에 나를 찾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복잡다단한 세상에 종교는 점점 관념화 되어 가고, 마음공부는 감정의 회피가 되어 갑니다. 나를 새롭게 함으로써 나를 옭아매고 힘들게 하고 있는 모든 착심, 습관, 물질만능의 병들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변화를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교단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은 나를 새롭게 하기 위한 구성원들이 많아지고, 공부하는 교도가 많아져서 교단이 새롭게 변해야 함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세속적 권위를 놓고 종교적 권위를 세우는 새로움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교단은 지금 새로운 지도부가 형성되고 인사이동의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이 시기에 모두가 합력하고 공의정신을 따라 새로운 임지에서 희망차게 출발하려면 권력이나 힘이 지배하는 세속적인 권위가 아닌, 존경과 감사의 종교적 권위가 세워져야 합니다. 스승님께 두 마음 없이 바치는 신성과, 솔선수범하며 대중과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교단의 정보가 공유되는 교단의 힘을 갖도록 변화해야 구심력을 갖고 동심원이 멀리 퍼져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단은 이를 계기로 더욱 새로워질 것이고 구성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새 임지에서 새 인연을 맞이하여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2018년 최고의 히트상품이 된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요인을 '수평적 소통의 힘'이라고 분석한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교단을 새롭게 하자는 뜻을 실현에 나가기 위해 참고해볼 만합니다. 어떻게 세상을 새롭게 해야 하는가? 개개인과 교단의 응축된 공부의 힘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거기에 보태 세상의 아픔과 요청에 응답해야 하는 것으로 세상을 새롭게 하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년들은 불안하고 노인들은 고독하고, 빈부 격차는 점점 커져 가기 때문에 모두가 노후를 걱정하는 불안의 사회가 됐습니다. 종교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사람들의 삶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응답을 해야 합니다. 청년의 사고로 인한 죽음에 대해 천도재보다 더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요, 불안하고 고독한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함께하며 나누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환경문제도 살아남기 위한 필환경 시대에 맞게 적극적인 보은의 행을 나투는 모습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변 불변의 이치를 따라 세상은 변화하고 그 속에 인간의 삶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읽고 그 변화를 선도하는 것이 정신개벽이고 나와 교단과 세상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시대적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이 2019년 트렌드라고 합니다. 변화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개념이며 콘셉트의 연출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맞는 콘셉트는 무엇일까요? 스승님께서 먼저 깨쳐 전해주신 이 법으로 나를 훈련시켜 변화로써 새롭게 하는 게 아닐까요?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말입니다. 
변화란 단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 자체라고 하는 말과 같이 일상에서의 훈련을 통해서 말입니다.

/중구교당

[2018년 1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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