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의 고언이 신문지상에 실렸다. 장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금 선진국은 날고 있는데 우리 한국은 뛰고 있는 형국이다"고 4차산업혁명 분야의 미진한 행보를 개탄했다. 이러한 가장 큰 이유는 기득권 집단에 대한 미온적인 자세가 혁신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전산종법사의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취임 선언에는 '대중과 함께'란 명제가 깔려있다. 새롭게 하려면 대중의 기대와 아픔을 깊이 경청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교단 구성원 간에 소속감을 갖게 해야 한다. 특히 의사결정의 책임을 위임 받은 정책부서들의 이해관계와 편의주의가 새로운 교화동력을 창출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교화창업,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재가출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교화분야에 창의적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에게 인력과 자본의 힘을 실어줘야 한다. 말 그대로 '교화창업센터'가 설립돼야 한다.

이미 교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은 유튜브와 SNS 매체를 통해 원불교를 접하고 있으며, 더 유용하고 이해하기 쉬운 교법 콘텐츠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종교활동을 선호하지 않는 자녀들과 질 높은 설교와 교리공부를 원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지금의 교당교화 형태를 더 이상 고집할 수 없다. 이제는 현장교화라는 개념 속에 '디지털교화'가 새로운 교화지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동하 교도(솔로몬경영개발원 소장)의 '가치혁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소장은 "새로운 블루오션 전략의 요체는 가치혁신으로 경쟁자를 벤치마킹하거나 이기려 하지 않는다.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공간을 창출하며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원가 우위와 차별화를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화마케팅 또한 비교도를 교도로 만드는 데 있으며, 현재의 교화서비스를 이용하지만 불만을 갖고 있는 교도들에게 만족을 줘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혁신의 길, 새로운 교화지형을 만들어가는 교화창업의 길은 순탄치 않다. 이 소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현재 상태에 안주하거나 변화 가능성을 부정하는 '인지적 장애'를 경계했다. 또한 한정된 자원의 배분이 효율적이지 못하거나 필요조직에 예산이 부족한 '자원 장애'와 말뿐인 립 서비스, 총론 찬성 각론 반대의 '성취동기 장애' 그리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기득권층으로부터 저항을 받는 '정치적 장애' 등 네 가지가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2세기, 교단은 다시 '새롭게'를 들고 나왔다. 이러한 열망을 교화창업센터를 통해 원불교의 미래에 담아내야 한다.

[2018년 12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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