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덕 교도

원기104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3년의 해외 현장 생활, 2년의 국내 현장 생활 후 복귀한 본사 생활은 신입 사원처럼 모든 것이 낯선 것 투성이다. 

청년회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7년이 넘는 기간에 아들, 딸 부처님들로 이뤄진 일원 가족이지만, 그동안 분기가족, 격주가족으로 살아온 우리 가족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맞춰 간다는 것, 함께 지낸다는 것, 합력한다는 것,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관계 속에 연을 맺고 끊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가족 속에서, 사회 속에서, 세계 속에서 앞으로 수많은 경계 속에서 수많은 연을 맺고 끊으며 살아 갈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인연을 맺고 끊는 과정에서, 숱한 경계 속에서 많은 에너지를 허투루 쓰고 마음고생을 해왔다. 지금도 그 소용돌이 속에서 알게 모르게 휘둘리고 있다. 이제는 그만 멈추고, 한 마음 세우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직감한다.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기회를 마음을 모으고 모아서 뜻을 강하게 만드는 공부를 하고 싶다.

그래서 결국 매순간에 온전한 정신으로 판단을 하고, 취사를 하고 싶다. 육안을 벗어나서 국한이 없는 심안, 법안으로 매순간 오롯하게 연을 맺고 끊고 싶다. 

앞으로 계속 어려운 경계가 찾아 올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공부 길, 신앙생활에서 오는 모든 고통을 감수하는 자세로 꾸준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안암교당

[2019년 1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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