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종경〉 수행품 1장과 수행품 2장 말씀은 '마음공부(수행)'의 의미를 가장 잘 살린 법문이라고 생각한다. 수행품 1장은 마음공부의 범위와 방법과 방향이 아주 구체적으로 쉽게 제시되어 있다. '대조하고 또 대조하며, 챙기고 또 챙기라는 것'이고, 챙겨서 마음을 닦으라는 것이며, 촘촘하게 엮어놓은 대종사의 '법대로' 부지런히 공부하라는 것이다. 간이하면서 풍부하고 세밀하다. 

수행품 2장 역시 삼학 병진 공부 방법을 매우 상세하게 밝혀놓았는데, 가히 '공부인이 생활 속에서 삼대력 얻는 빠른 방법'이라는 제목을 붙여도 될 만하다. 일상의 삶을 여의지 않고 언제든지, 유무식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넉넉히 배울 수 있도록 가깝고 쉬우며 합리적인 법문이다. 

그런데 원문이랄 수 있는 〈정전〉의 일상 수행의 요법 1조, 2조, 3조는 도리어 너무 어렵다. '일상'의 수행에서 쓸 수 있어야 하는 요법인데, 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유독 삼학 조항만 문장이 길게 자리를 잡고 있어, 교법을 매우 간이하고 명확하게 잡아준 4조부터 9조까지의 조항과 대비 된다. 

문장이 길어지니 따져볼 것도 많아졌다. 심지가 무엇이며, 경계가 무엇이며, 요란함이 무엇이며, 있어진다는 것은 무엇이며, 없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자성이 무엇이며, 정과 혜와 계가 무엇인지. 또한 '심지'라는 말은 성품과 정신과 마음 중에서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왜 '땅'에다 비유한 것인지, 풀이는 '마음 바탕'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것인지, 이 '심지'라는 물건은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요란함이란 게 없는 것을 일러 '심지'라고 하는 것인지, '없게 하는 것'은 '없애는 것'이나 '제거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4조에는 '제거하자'이다). '경계를 따라'라는 말은 해석의 관점이 다양한데, 정확하게 무슨 뜻이 담긴 말인지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따져볼 것이 많아지니, 이 복잡한 문장을 분석해서 '마음공부의 공식'이라며 새로운 유형의 마음공부가 만들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를 사람들이 따라감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일상 수행의 요법이란 말이 무색하다. 원불교에 입교한지 많은 세월이 지난 교도라 해도, 일상 수행의 요법 1,2,3조는 어쩐지 가슴에 잘 와 닿지 않는, 이상하게 거리감이 있는 법문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종사가 일상 수행의 요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대종경〉 수행품 1장이다. 매일 한 번씩 대조하거나 세밀히는 경계마다 대조하라며 새겨주신 말씀이 '심지에 요란함(어리석음, 그름)이 있었는가 없었는가'이다. '심지'라는 말이 여전히 좀 어렵지만, 이 문장 구절은 일상 수행의 요법 1,2,3조의 복잡함을 단숨에 날려버린다. 

일상적인 삶과 수행 속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것, 따져볼 게 많은 것은 대종사의 본의가 아니다. 대종사의 본의는 수행품 1장에 담겨 있고, 삼학을 공부하여 삼대력을 키우는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수행품 2장에 상세하게 담겨 있다. 그대로만 공부하면 되는 것이지, 원래 마음, 일어난 마음을 나누고 가르고 분석할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원경고등학교

[2019년 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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