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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불교는 우리 것이 아니다
[사설] 원불교는 우리 것이 아니다
  • 원불교신문
  • 승인 2019.01.15
  • 호수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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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가 왜 우리 것이 아니겠나. 평생을 이 공부 이 사업에 오롯이 힘쓴 전무출신들이 없었던들, 남들이 알아주든지 말든지 작은 신생종교 원불교에 오롯이 신심을 바쳐온 교도들이 없었던들 어떻게 오늘의 원불교가 있겠나.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원불교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원불교는 우리 것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글의 제목도 '원불교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로 고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원불교는 누구의 것이어야 하나. 종법사인가, 교정원장인가, 수위단원과 교구장인가, 현재의 재가출가의 것인가. 모두 아니다. 아직도 원불교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 소태산이 사람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것이어야 한다. 소태산은 인류의 성자여야 한다. 은혜의 소식은 우주만물 모두에 전해져야 하고, 마음공부는 종교·국가·민족의 경계를 넘어 즐겁게 공유돼야 한다. 원불교의 발전을 바란다면, 진심으로 원불교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스스로를 크게 부정하는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불법의 핵심은 고정관념의 타파, 낡은 사고로부터의 탈피에 있다. 끝없는 자기부정의 끝자락에서야 진정한 부처를 만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미국, 일본, 독일, 아프리카 등에서도 한복을 입어야만 교화가 되는가. 정녀가 아니면 교무가 되는 길을 막아야 하는가, 교화는 교무들만 할 수 있는 것인가, 천편일률적인 교당 불사는 반복되어야 하는가, 자꾸 비대해지는 행정은 꼭 필요한가…. 딱딱하게 굳고 닫혀버린 조직과 제도로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의 급변하는 교화환경을 헤쳐 나갈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다. 

미국의 전 국무장관은 '19세기 제도와 20세기 마음가짐으로 21세기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며 급변하는 세태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우리는 소태산의 속마음만 오롯이 이어받고 나머지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혁신해야 한다. 불필요한 모든 장벽을 과감히 무너뜨려야 한다. '과거와 다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핑계는 더 이상 필요 없다. 과거와 다른 시도를 해야 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다. 이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임무요 책임이다. 

소태산은 이미 그 일을 해냈다. 상상하기 힘든 통찰과 집중력으로 과거의 불교를 재해석해냈고, 미래를 꿰뚫는 혜안과 자비방편으로 불교를 혁신하고 새 회상을 열었다. 우리가 소태산의 적통 제자라면 그 혁신성을 계승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있는 고정관념과 구태를 떨쳐내지 못한다면 원불교는 정말 우리들만의 원불교에 머물고 말 것이다. 고정관념의 타파와 제도 혁신과 새로운 문화의 창출로 참 문명 세계를 출산해내야 한다. 산통은 피할 수 없다.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라는 전산종법사의 취임 법문을 '사람, 혁신, 미래'라는 열쇠말로 풀어가고 있는 교정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혁신의 성공을 기원한다.

[2019년 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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