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우리는 동굴벽화 등을 통해 과거시대의 미술과 생활양식 발달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은 악기와 기보 등의 기록이 전해진다 해도 완성된 음악의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음악의 시작과 발전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록을 보면, 동양에서는 기원전6~5세기이후에 이 '악(樂)'이 정치와 크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데, 이것은 음악이 사람의 마음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세상을 혼란스럽게도 만들수 있고, 또 평화롭게도 만들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고로 당시에 매우 절제된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 덕과 예를 갖추게 한다고 보았으며,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음악을 경계했다고 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음악에 이런 힘이 있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환경에서 오는 불안으로부터 마음을 안정하고자 하는 점은 종교와 음악의 같은 점이기도 하다.

영어의 'Music'이 그리스어 'Musike'로 부터 온 단어인 것을 볼 때도 그렇다. 당시 'Musike'는 음악뿐만 아니라 신께 다가가기 위한 모든 예술 활동을 총칭하는 말이었다고 언어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이는 제사의식과 같이 생겨난 것 중 하나가 음악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종교적인 의식으로 모든 신들이 인간들을 위로하는 존재였음을 볼 때, 종교와 음악은 같은 '힐링'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종교가 그 교파와 모습은 달리하지만 목적하는 것은 하나인 것처럼, 음악도 장르와 형태는 다르지만 누군가에겐 위로와 도움이 된다는 점도 종교와 음악은 참 많이 닮아 있는 것이다. 또 가까이 찾아보면 우리는 가장 오래된 원시악기의 모습 중 하나인 목탁을 현재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있다.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염원해 오던 마음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유를 연습하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기원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종교를 통해 음악을, 음악을 통해 종교적인 의식을 발전시켜오면서 종교와 음악이 둘이 아닌 하나로 그 생성도 역할도 같이 하고, 서로를 발전시키고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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