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박맹수(법명 윤철·정수위단원) 교수가 지난해 말 제13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박 총장은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린 신정절 기념식 새해덕담으로 "원광대학교를 세계 유일의 후천개벽 문명으로 이끌어 갈 개벽대학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전산종법사의 취임법문은 원광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원광대학교가 글로벌 마인드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향후 교단과 파수공행(把手共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신년대담에서는 원기104년 새롭게 출발하는 원광대학교 비전과 발전, 글로벌  인재양성 등 세계적인 개벽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원광대학교의 변화와 혁신을 준비 중인 박 총장을 인터뷰했다.

 

어느 세계사, 대학에도 원광대학교만큼 

정신개벽 위한 마음공부 고민하고 실천한 사례 없어

긍지와 잠재력 믿어야

원불교학과, 학부로 승격시켜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 키워낼 터

-제13대 총장으로 선임된 것을 축하드린다. 어떤 마음으로 임할 것인가
감사하다. 막상 총장으로 선임되고 보니 어떤 마음으로 나갈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전무출신 총장으로서 가장 근본으로 여겨야 할 것은 진리에 대한 믿음에 바탕한 신앙수행의 자세라 생각했다. 총장 4년 재임기간을 계산해보니 1460일이더라. 지난해 임기 첫날인 12월23일부터 일찍 출근해 대학 법당에서 1460일 기도결제를 했다. 기본적인 것은 법신불 사은 전에 간절히 기도하는 자세로 가겠다. 또 교단과 언제든지 소통하며 생각을 나누겠다. 덧붙여 평소 '개벽은 현장에서 일어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듯이 항상 현장과 소통하고 직접 발로 뛰는 자세로 총장직을 수행하겠다.
 
-신년사에서 '세계유일의 개벽대학을 꿈꾼다'는 말씀 속에 원광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핵심키워드로 느껴졌다
세계유일의 글로벌 마인드 대학을 요약하면 개벽대학인데, 세계사를 찾아봐도 원불교와 원광대학교만큼 정신개벽을 위한 마음공부를 고민하고 실천해온 사례가 없다. 대학에서는 그간 도덕교육원, 원불교사상연구원, 마음인문학연구소, 종교문제연구소가 연구성과를 축적해왔고, 교단적으로는 일선의 교화현장과 총부, 소태산마음학교 등이 약진해왔다. 이제는 시대 자체가 생명, 평화, 상생, 화해 등 원불교적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 눈부신 물질개벽을 상징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 앞에서도 이를 선용하고 리드하게 될 사람의 마음으로 관심이 회귀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교단은 백년동안을, 원광대학교는 73년 동안을 이 고민과 실천을 해왔다. 이러한 역량은 엄청난 자산이며 그 브랜드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교단과 대학간에 어떻게 소통하고 힘을 집약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는 리더의 역할이 크다.
 
-원광대학교가 글로벌 마인드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단적 역할도 절대적인가
총장 후보 공개토론에서 어느 교수가 가슴 아픈 질문을 했다. 원광대학교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교단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때 나는 역으로 '교수님은 지난 백년동안 원불교가 쌓아온 인프라를 원광대학교와 소통하고 연결시켜 시너지낼 생각은 왜 못하느냐'고 되물었다. 답을 못하더라. 국내를 포함해 해외 교당, 기관이 몇 개이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도표로 제시했다. 이것이 원광대학교의 인프라로 생각하면 대한민국 수많은 대학 가운데 이만한 자산을 가진 곳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교단이 쌓아온 인프라와 원광대학교의 인프라를 결합하게 된다면 못해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해내겠다.
 
-원광대학교가 향후 세계를 선도할 대학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교단은 전무출신 지원 감소로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의 존폐여부가 거론될 정도다. 대안이 있나
전무출신 감소에 대한 우려는 20여 년 전 교육발전위원회부터 나온 이야기다. '어떻게 인재를 발굴하고 원불교학과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는 한 순간도 잊지 못할 화두였다.

원불교 2세기의 전무출신 인재양성 방향은 시대적 흐름에서 찾아야 한다. 글로벌 시대를 맞는 인재양성, 4차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양성,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인재양성, 통일시대를 대비한 인재양성, 동아시아 공동체 시대를 준비하는 인재양성 등 다섯가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앞으로 시대는 퓨전시대이자 융복합시대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선도해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전문출신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원불교학과를 학부(대학)로 승격시켜 국제교화학 분야, 생태환경학 분야, 평화학 분야, 통일분야, 정신적복지와 사회적복지 분야 등 전공학과를 만들어 현장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요청에 부응하는 맞춤형 교육을 해내겠다. 이 체제로 개편하면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할 수 있는 인력풀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나 해외에서 오는 인재들도 얼마든지 수용하고 전문적인 인재로 키워낼 수 있다. 이는 원광대학교가 원불교 개교정신과 건학이념을 제대로 구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전공과 교수진 확보도 중요하리라 생각되는데
교단에는 직간접으로 교수진이 풍부하다. 또 인문학과 관련해 우수한 교수들도 많이 와있다. 현재 원불교사상연구원, 마음인문학연구소, 종교문제연구소, 동북아인문사회연구소, 인문학연구소 등 이러한 방향을 소화해 줄 훌륭한 연구진이 확보돼 있다. 그래서 인문학 분야의 모든 연구소장에게 총장 앞에서 직접 주례보고를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들의 협력과 소통을 잘 이끌어내 원광대학교 건학이념과 원불교 개교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준비중이다. 또 정부의 융복합시대, 국제화시대를 지향하는 교육방침과도 맞아 대외적 명분도 충분하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가의 변화도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올해 3월부터 대학발전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외부전문가, 내부전문가, 법인, 교단측도 포함해 발족할 예정이다. 교단, 한국사회, 인류전체에 기여하는 원광대학교로 거듭나는데 중요한 10대 과제를 집단지성 방식으로 올해안에 마련하겠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매월 한차례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지혜를 모으는 혁신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어떠한 10대 과제들이 있을까
혁신위 구성은 친불친 또는 특정한 계파를 떠나 원불교 지자본위 정신으로 구성할 것이다. 이를 화합의 계기로 발판삼아 원광대학교 천여 명의 교수와 직원들이 비전을 공유하고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연수도 영산성지에서 가질 예정이다. 총장이 직접 영산의 원불교 초창기 역사를 설명하며, 개벽대학이란 어떠한 비전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공유하고 토론하겠다. 청년창업을 위해 글로벌 지식산업 융복합 캠퍼스도 구상중에 있으며, 원광대학교가 익산시에 들어서는 홀로그램 콘텐츠 서비스센터의 운영 주체를 맡는 등 여러 사안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문을 통해 교단의 재가출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간곡하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세계적 보물이 우리 안에 있다. 교단 백년의 역사 안에 있다. 세계의 모든 종교 역사를 찾아봐도 우리 회상만큼 건강하게, 그리고 자기 중심의 종교가 아닌 열린 종교로써 위대한 역사를 걸어온 종교가 없다. 상대평가를 한다면 원불교가 세계 최고라 생각한다. 긍지와 자부심을 꼭 가지길 바란다. 이를 어떻게 갈고 닦아서 빛나게 할 것이냐. 그것을 원광대학교가 해내겠다. 한국사회의 여망, 호법동지들의 여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봤더니 원광대학교에 향해있더라. 진리의 빛이자 양심의 빛인 원광(圓光)의 교명이 그대로 실감되도록 나아가겠다. 또 원광대학교 본연의 사업이 수행됨에 따라 교단의 숙원 사업들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정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현안도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모든 현안을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 안세명 편집국장 asm@wonnews.co.kr

[2019년 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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