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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일부원장 인사와 교단의 의지
[사설] 통일부원장 인사와 교단의 의지
  • 원불교신문
  • 승인 2019.01.22
  • 호수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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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반대말은 원망이 아니라 당연함이라는 말이 있다. 당연한 것은 눈앞에 있어도 느끼지 못한다. 공기나 물의 은혜가 그렇고 부모님의 은혜가 그렇다. 영원할 것 같은 것들이 사라질 때 비로소 그 당연함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로 인식된다. 

사은 신앙이 처음에는 맹물처럼 밋밋한 이유다. 평화도 그렇다. 평생 큰 전쟁을 겪지 않는 것은 얻기 힘든 행복이다. 하지만 평화가 지속되면 평화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고마움은 사라진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도 잊힌다. 상극의 기운이 자라나고, 불평등이 심화되고,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해도 이것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징후임을 놓치고 만다. 평화를 잃은 다음에야 처절하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서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사상 최초로 이뤄진 북미 정상 간 회담이다. 민족적 과제요 세계사적 숙제인 한반도의 평화 체제 정착을 위한 놀라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곧 열릴 것으로 예측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4차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의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위대한 여정이 될 것이다. 

국방부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향후 5년간 270조원의 국방예산이 집행된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다. 평화조차도 돈으로 계산하는 나쁜 습관에 따라 인용한 수치이나, 생명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처럼 평화를 온갖 수치로 환산하는 일은 부질없다. 금수강산에 뿌려진 동포들의 선혈은 다른 무엇으로도 씻어지지 않는다. 오직 평화만으로 가능함을 잊지 말자.

우리 교단은 '통일부원장'이라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대단히 시의적절하다. 평화 통일을 향한 교단적 의지의 표명이고 실천의 첫 걸음이라고 본다. 변변한 조직과 예산을 갖지 못한 출발이라서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단적으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해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당장 교단적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 평화 통일을 위해 해야 할 보이지 않는 일이 참 많다. 무아봉공의 자세로 묵묵히 뒤에서 도와주는 일을 했으면 한다. 이 일은 교단에 국한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뒤늦은 참회요 민족사에 대한 대승적 복무여야 한다. 평화와 상생을 위한 끝없는 정진이어야 한다. 

정산종사의 '근세의 동란이 갑오동란을 기점으로 하여 일어났나니 동란의 비롯이 이 나라에서 된지라 평화의 발상도 이 나라에서 되리라'는 말씀이 새롭다. 성주 성지로 인해 더욱 뜨겁게 각인된 평화의 염원도 새로워지는 느낌이다.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도 지속해온 혈심어린 노력들이 튼실한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 

교정원의 통일부원장 인사가 민족의 평화 통일을 앞당기고 세계 평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교단적 의지와 실천을 확장하고 재생산 해내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2019년 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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