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성리품 2장에서는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성품이 정한즉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동한즉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하나니라"고 해, 사람의 성품(性稟)을 논하고 있다. 2장의 핵심적 개념인 성품, 동정을 〈주역〉으로 만나고자 한다.

먼저 성품은 성품(性品)과는 다른 차원으로 성품(性稟)은 하늘로부터 고유하게 받은 성정(性情)으로 본성이라면, 성품(性品)은 사람의 성질과 됨됨이로, 본성이 현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주역〉에서는 성품을 성이나 본성이라 하고, 또 '근본(하늘)으로부터 가져온 성'이라는 의미에서 본래성이라고도 한다. 

성리품 31장에서는 "성품은 진체(眞體)이니 사량(思量)으로 이 자리를 알아 내려고 말고, 관조(觀照)로써 이 자리를 깨쳐 얻으라"했고, 또 수행품 59장에서는 "본래(本來)에 분별과 주착이 없는 우리의 성품(性稟)에서 선악간 마음 발하는 것이 마치 저 밭에서 여러 가지 농작물과 잡초가 나오는 것 같다 하여 우리의 마음 바탕을 심전(心田)이라 하고 묵은 밭을 잘 개척하여 좋은 밭을 만들 듯이 우리의 마음 바탕을 잘 단련하여 혜복을 갖추어 얻자는 뜻에서 심전 계발(啓發)이라는 말이 있게 되었나니라"고 했다. 

즉, 〈대종경〉에서 성품은 본래에 분별과 주착이 없는 자리로, 마음 바탕인 심전(心田)이고, 〈정전〉 '일상수행의 요법'에서는 심지라 했다. 

〈한울안 한 이치에〉서는 성품에 대해,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들으시고 말씀하였다. '성품이 고유한즉 선도 없고 악도 없으나 움직인즉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한 것이니, 성품의 본체 자리를 그대로 체받아서 행할 때에는 선으로 나타나야 하므로 계선설(繼善說)이라고 하여야 옳을 것이다'"라고 해, 〈주역〉의 '계사상' 제5장의 내용과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또 유학에서 논의된 성선설과 성악설은 같은 차원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체용으로 이해해야 함을 밝힌 것이다. 즉, 본체의 입장에서 선악의 분별이 없지만, 작용에서는 본래 성품을 그대로 이으면 선이고, 욕심으로 드러나면 악이 되는 것이다.

계사상 제5장에서는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을 도라 하니, 이것을 이은 것이 선이고, 이것을 이룬 것인 성이다(일음일양지위도 계지자선야 성지자성야,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라고 해, 천도인 음양작용이 인간 본성을 주체화되어 선성이 되었음을 논하고 있다. 정산종사의 계선설은 '계지자선야'와 직접 만나게 된다. 

다음으로 동정은 존재의 문제에서는 체용으로, 성품에 있어서는 선악으로 논한 것이다. 〈주역〉에서 동정은 두 가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정은 작용이 있기 이전의 고요함으로서 태극이라면, 동은 작용으로서 음양작용이다. 둘째, 동정을 음양작용으로 보면, 동은 양, 정은 음의 작용이 된다.

/원광대학교·도안교당

[2019년 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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