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이 책은 백낙청 교수 외에 교사, 교수, 문인, 연구자, 시민운동가, 편집자 등 총 30여 명의 공부 모임 '창비담론 아카데미'의 결과물이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3개월간 진행된 창비담론 1기 아카데미의 결과물이<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 분단체제론과 변혁적 중도주의>로 이미 발간된 바 있다. 이는 대전환 시기의 남북관계와 한국사회 변화방향, 한반도 변혁을 위한 과제 등을 '분단체제론'과 '변혁적 중도주의'의 관점으로 정리했다. 

1기 공부주제였던 '분단체제론과 변혁적 중도주의'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대의 이중과제론'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 아카데미 운영위원회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이중과제론과 문명전환론'을 주제로 2018년 4월부터 7월까지 8차례에 걸쳐 제2기 아카데미 모임이 진행됐고, 아카데미의 발표와 토론 내용이 정리되어 발간된 책이 바로<문명의 대전환을 공부하다: 이중과제론과 문명전환론>이다.

이중과제는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를 줄인 표현이다. 여기서 근대는 '자본주의 시대'를 의미하며, '적응과 극복'이라는 이중과제의 대상도 '자본주의 세계체제'이다. 이 책에서는 이중과제론이 페미니즘, 문학, 학문과 대학, 동아시아 담론 등과 어떻게 만나고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가 제시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극복을 지향하는 이중과제의 수행에 새로운 문명의 창조를 모색하는 '문명전환론'은 반드시 검토돼야 할 사항으로 함께 다뤄지고 있다. 여기서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의 개교표어가 물질개벽 시대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거기에 상응하는 정신개벽 운동을 벌이자는 의미에서 이중과제에 부합하는 흐름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유효하고 더 강조돼야 할 표어로 논의되고 있다.    

'이중과제론'과 '문명전환론'은 추상수준이 높은 담론이라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논의가 되지 않도록 현실문제와의 관련성을 계속 상기하며 아카데미가 진행되었기에 유익하면서도 재미있게 내용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1월2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