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미래, 교화활성화 견인책은
청소년, 가르침의 대상 아니고 '교감의 대상'

정도연 교무

[원불교신문=정도연 교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라 하여 몇 차례 시청한 적이 있다. 현실과 증강현실과의 뒤섞인 구성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따라가며 이해하기도 힘이 들었다. '미래세대 교화'를 생각할 때에 기성세대에게 드는 두려움이 그런 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흥미롭지만 이해하기 힘든 그것이 청소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다. 

당장 2019년만 해도 세계는 다양한 분야의 뜨거운 쟁점들 속에 위기와 기회가 극단적으로 공존하는 치열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래교화를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닥친 문제는 어마무시한 과학문명의 변화나 경제 사회적 변화 뿐 만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의 변화가 눈앞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미래세대 교화의 키워드는 늘 '청소년'이다. 10대들은 X세대, Y세대를 지나 최근에는 Z세대로 불린다. 이들은 대략 1995년부터 2005년 사이 태어나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영상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다. 

언제부터인가 레스토랑에서 분망하게 뛰어다니거나 우는 아이를 보는 일이 드물어졌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현명하고 영악한 부모들은 아이가 앉아있는 테이블 앞에 스마트폰 지지대를 익숙하게 설치하고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틀어놓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서 출생하고 성장하며 스마트폰과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며 자란 젊은 세대들은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SNS 소통에 더 익숙하다. 

이런 성향은 그 앞 세대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나타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패턴이나 사고방식 등 전반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시장이나 유행 그리고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그 이전의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점점 진급할 것이며, 태어날 때부터 견성한 도인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예견은 한편으로는 타당한 듯 싶다.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들의 경직된 사고의 틀로 이들을 교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을 교당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각종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들과의 '영적교감'을 하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전략을 세우기 전에 하루 빨리 청소년들 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교감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대체로 독립적이고, 합리적이고, 풍부한 감성과 소통으로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그 어느 세대보다 뛰어나다. 

필자가 청소년상담기관에 근무하며 가장 먼저 깨달은 점은 '청소년들은 내가 배워야 할 미래' 이고, '미래시대 소통의 다양성' 이었다. 기성세대인 우리가 먼저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들과 마주하는 것이 교화의 출발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세대 간 갈등과 충돌, 우울증, 자살, 중독, 가출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한 보다 통합적인 교화시스템이 필요하고, 디지털세대들이 겪는 비인격적, 비문화적, 비도덕적 유해 부분을 해독하는 '디지털 문화교화'의 교단적 노력도 절실해 보인다. 

최근 교정원 기획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한번이라도 청소년 법회를 본 교당의 숫자는 어린이 201곳, 학생 155곳, 청년 169곳, 대학생 32곳이다. 
국내교당이 현재 535곳임을 감안할 때 수년에 걸쳐 교단의 미래는 청소년에 있다고 외친 교화정책이 무색함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더욱이 이마저도 매년 감소추세에 있어 그 심각성은 더하다. 

이 추세라면 30% 정도의 교당만이 그래도 청소년교화가 가능한 곳이며, 70%에 달하는 교당들은 청소년도 없고, 젊은이도 찾지 않는 노령화된 교당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루빨리 손에 잡히지 않는 두려운 현실을 직면하고, 교화활성화를 견인하는 대책이 생기길 바란다.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2019년 2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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